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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르시오' 정몽규 회장도 '항복'한 클린스만의 결정적 발언..."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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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자르시오' 정몽규 회장도 '항복'한 클린스만의 결정적 발언...




그는 귀국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안컵은 성공적이라고 주장했다. 4강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축구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매경기 전술없이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그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한국에 상주하지 않고 K리그를 무시한 채 해외파들만 보러다니는 행태에는 분노했다. 대표팀 경기보다 유럽 축구 경기 해설에 더 신경쓰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아연실색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졸전에도 불구하고 영혼없이 웃기만 하는 그의 '여유'에는 할 말을 잃었다.

이 같은 부정적 시각에도 그는 뭘 믿고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을까?

자신을 감독으로 고용한 정 회장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100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 때문에라도 자신을 해고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찌 됐건 4강 진출이라는 결과물이 가장 큰 무기였을 것이다.

정 회장도 4강을 달성한 감독을 무슨 명분으로 경질할 수 있겠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누가 제보했는지는 몰라도 선수들 간 다툼으로 손흥민이 손가락 탈고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클린스만은 기다렸다는 듯이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선수들에게 돌린 것이다.

유럽 등 해외 클럽에서는 개성 강한 감독이 종종 선수들을 비판하기도 한다. 조제 무리뉴 전 AS 로마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감독이 그랬다.

하지만 한국에서 감독이 선수 탓을 했다가는 그 순간 '매장'된다.

정 회장도 클린스만의 그 같은 태도에 '항복'했다. 그를 해고할 결정적인 명분이 생긴 것이다.

정 회장은 "클리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행,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축구 국가대표 팀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어 그 에너지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분야다. 앞으로도 그러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 논의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이유로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데 선수 탓까지 하자 정 회장도 어쩔 수가 없었다.

클린스만은 선수 탓을 하면 자신의 경질론이 수그러들 줄 착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나를 자르시오'라고 하는 말이나 같았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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