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 김아림 “좀 더 일찍 왔더라면 지금쯤 괴물이 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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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한 대목이다.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간파한 뒤 철저히 대비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 중에서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 선수가 있다. 김아림(29·솔레어)이다. 그는 올해 출전한 두 차례 대회서 우승(힐튼 그랜드 버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과 6위(혼다 LPGA 타일랜드)에 입상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샷감이 뜨거운 것만은 사실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23일 혼다 LPGA 타일랜드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아림은 “성적은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어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라며 “무엇보다 내가 꾸준히 박차를 가해 온 것들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어 기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김아림이 박차를 가하는 것은 뭘까. 다름 아닌 자신의 약점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었다. 그는 “130야드 안쪽 거리랑, 6야드 안쪽 퍼팅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어떤 게 강점이어야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지 꾸준히 연구해왔다”면서 “어떤 구질이 투어에서 유리할까 생각을 해봤을 때 페이드가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스탭들과 함께 연습한다”고 했다.
한 마디로 그동안 경기한 자신의 데이터를 보고 부족한 부분을 찾아 그걸 보완해 간다는 것이다. 올해로 LPGA투어 진출 5년 차가 되지만 미국으로 건너온 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하고 있다.
김아림은 “저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할 게 정말 많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한 플랜은 KLPGA투어서 활동했을 때부터 세웠다. 그는 “정말 잘 준비했는데,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래서 지금 당장보다는 내일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그렇게 하니까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다. 나는 4년 전, 5년 전, 아니 10년 전부터 그런 플랜을 똑같이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인 부문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할애 하고 있는 체력 훈련도 지금의 결과를 얻게 한 원동력이라고 했다.
김아림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습 시간을 잘 배분해 헬스장에 살았다. 지금의 몸은 단순히 몇 달 안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아림은 기술적인 부분과 웨이트의 비중을 5대5로 둘 정도로 웨이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그의 올 시즌 목표가 궁금했다. 김아림은 “전에서 언급했듯이 130야드 이내 거리 아이언 샷 정확도와 6야드 이내 퍼팅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작년에 이 부문이 30% 성공률이었다. 상위권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많이 부족해 더 노력해야 한다. 내가 나보다 뛰어난 선수들의 데이터를 비교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김아림의 트레이드마크는 가공할만한 장타력이다. 올 시즌 그의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74.25야드로 전체 14위를 기록 중이다. 그는 “비거리는 내게 이슈가 아니다”면서 “그보다는 내게 약점이 있는 기술적 부문 보완이 시급하다. 그래서 나보다 나은 데이터를 가진 선수를 목표로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김아림이 올해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가 있다.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이다. 2020년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덜컥 우승, LPGA투어 진출 기회를 얻은 인연이 있는 대회다.
김아림은 “선수로서 제일 프라이드가 높은 대회라 생각한다. 코스 세팅이 어렵다. 운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변별력이 확실해서 좋다”라며 “그런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나의 골프 실력을 검증받았다는 점에서 기쁨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새롭게 둥지를 튼 스폰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제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LPGA투어서 활동하는 선수를 지원한다는 거는 큰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정말 감사드린다. 믿고 맡겨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아림은 올 시즌 개막전 직전에 메디힐과 메인 후원 계약을 체결한 뒤 우승으로 화답했다.
그는 미국 진출을 고민 중인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김아림은 “아시다시피 나는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에 오게 됐다. LPGA투어로 온 것에 전혀 후회가 없다”라며 “만약 후배 누군가가 내에 조언을 구한다면 ‘무조건 빨리 가라’고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내가 조금 더 빨리 왔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괴물이 되어 있을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물론 선수마다 가치관이 다 다르니까 이게 맞다. 저게 맞다라고 이분법적으로 말할 순 없다. 다만 어린 선수가 나한테 자문을 구한다면 무조건 빨리 와서 도전해라. 그래야 얻는 게 크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작년까지 부모님과 함께 투어 생활을 했던 김아림은 올 시즌 독립을 선언했다. 그는 “부모님도 부모님의 인생이 있는데 이제는 좀 쉬셔야죠”라고 웃으며 “부모님 걱정이 없도록 딸이 혼자서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죠”고 말한다.
김아림이 그리는 자신의 캐릭터는 공을 기갈나게 잘 다루는 선수다. 그는 “김아림은 아직도 계속해서 현재 진행형으로 발전 중”이라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팬들의 응원과 격려가 더해지면 더 힘이 나 그 시기는 훨씬 당겨질 것 같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파타야(태국)=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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