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직언' 박문성, 정몽규 4연임 두고 "정 회장에 반대하면 먹고 살기 힘들다"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전 국민적 비판과 국회의 비판, 정부 주무부처의 지적에도 쉽게 바뀌지 않고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한 것을 두고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축구인들의 생계가 걸려 그런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첫 당선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후 4연임에 성공했다. 2029년까지 4년 임기를 모두 마친다면 역대 최장 기간(16년) 축구협회장을 맡았던 정몽준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날 선거에서 정 회장은 선거인단 192명 중 총 유효표(182표) 절반을 넘긴 156표를 획득한 정 회장은 결선 투표 없이 85.7%의 압도적 지지 속에 당선됐다.

정 회장의 4연임 결과를 두고 박문성 해설위원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자체가 닫힌 선거다. 즉 체육관 선거"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대한축구협회 아래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여자축구연맹 등이 존재하고 17개 시·도축구협회가 있다. 전체 선거인단 30%가 넘는 약 60명은 (이들 단체에서) 당연직으로 들어오게 된다"면서 "축구협회 산하 연맹이나 각 시도별 추국협회장이 누구와 친하겠나"고 설명했다.

또 박 위원은 "(선거인단의 60% 가량에 이르는) 무작위 추첨 카테고리는 선수와 감독, 심판, 동호회 인원 등인데 이들도 축구회관에 가서 투표한다"며 "꼭 모여서만 투표해야 하는데 그분들은 자기 생계가 걸려있다. 정 회장에 반대되는 투표를 하거나 그런 목소리를 내면 이 바닥에서 먹고 살기 힘들다. 그래서 반기를 들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론은 '축구협회가 잘못된 길로 가네', '문제가 많네'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체육계에 수직적 상하 구조들이 강하지 않나. 그런 것들이 있다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이어 진행자가 '지자체 단체장도 세 번까지만 연임하도록 제한 규정이 있다'고 말하자 "그 이유가 있지 않겠나. 물이 고이면 썩듯이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3번, 4번 계속하려면 특별 예외 적용을 받아야 한다. 신청을 하는 것, 그러면 공정위원회에서 판단을 한다. 그런데 그 공정위원회도 결국 기존 회장이 구성한다. 그러니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진행자의 '재벌 회장들에게 스포츠 단체장을 맡기는 것은 '돈 좀 내라'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박 위원은 "맞다. (그런데 정 회장은) 지난 12년을 놓고 봐도 공식적으로 밝혀진 게 3,000만 원인데 굉장히 적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박 위원은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은 축구협회가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충분한 구조를 갖고 있다. 지금 국가대표팀을 유럽파로 구성할 수 있는 수준 아니냐. 이를 활용해 할 수 있는게 너무나 많다. 돈을 얼마나 내는 회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자원들로 돈을 많이 버는 실제로 일하는 CEO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위원은 "이번 (축구협회장 선거 결과로) 여론과 괴리된 걸 (사람들이) 확인하지 않았나. 이를 어떻게 토닥여주고 어떻게 위로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축구협회와 정 회장을 향해 조언했다.

사진 = MHN스포츠 DB, 국회방송,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