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받아야지… '쫄보축구' 홍명보의 퇴장, 마지막 순간까지 '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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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시간으로 자정을 넘긴 시간에 취재진 앞에 섰다. 1분 남짓 질문은 받지 않고 입장문만 읽더니 퇴장했다. 고개는 숙였으나 그게 다였다. 너무도 빠른 퇴장에 진정성마저 의심되는 자진사퇴 발표였다.
콩고민주공화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30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K조 3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3-1로 이겼다.

이로써 콩고민주공화국은 승점 4를 기록하며 K조 3위에 위치했다. 우즈벡은 승점 0으로 최하에 머물렀다.
1승2패 승점 3점 골득실 –2로 32강 진출을 노렸던 한국. 하지만 이후 9가지 경우의 수 중 3가지 이상 맞아야 32강 진출이 가능했고 이날 콩고민주공화국의 승리로 7가지 경우의 수가 제외되며 J조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2개조 3위팀 상위 8위안에 들지 못하게 돼 32강 진출이 좌절됐다.
그리고 29일 자정을 넘긴 시간, 홍명보 감독이 자진사퇴 입장문을 발표했다. 홍 감독은 입장문에서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고 제게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선수를 선택할 때,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며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말했다.

끝으로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을 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드리지 못했고, 그 책임은 모두 감독인 저에게 있다"면서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입장문 발표였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우선 한국시간으로 자정을 넘긴 29일 오전 12시30분에 입장문 발표가 이뤄졌다. 국민들이 대부분 월요일 출근을 위해 잠을 청한 시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소통 없이 본인의 말만 남기고 떠났다. 남아공을 만나고서도 수비적인 전술로 일관하며 패하더니, 취재진과 국민 앞에서도 최대한 피하는 것을 선택했다. '쫄보축구'에 이어 '쫄보 입장문'까지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준 홍명보 감독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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