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한민국 ‘비상사태’→홍명보호, 월드컵 ‘조별 탈락’ 임박…48개국 참가 대회서 짐 싸야할 듯, 세네갈 이라크 5-0 대승으로 ‘韓 3위 중 7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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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몬테레이(멕시코) 박대성 기자] 이번 월드컵부터 더 많은 국가가 참가해 48개국이 됐다. 토너먼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32개국 체제 대회보다 훨씬 쉬워진 셈. 하지만 한국은 48개국 체제에서도 조별리그 탈락 기로에 섰다.
A조에서 조별리그 일정을 먼저 마치고 타국의 경기 결과에 운명을 걸어야 했던 홍명보호는 가장 기대했던 ‘경우의 수’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경우의 수가 하나둘 삭제되면서 조 3위 팀 중 7위까지 추락했다.
세네갈은 홍명보호 3위 팀 경우의 수 중 한 팀이었다. 27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I조 최종 3차전에서 이들은 이라크를 5-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세네갈은 조별리그 성적 1승 2패, 승점 3점, 골득실 +2를 기록하며 I조 3위로 조별리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날 결과는 A조 3위인 한국(1승 2패·승점 3·골득실 -1)에 치명타가 됐다. 한국은 세네갈과 이라크가 비기거나, 이라크가 승리를 거두는 시나리오를 가장 바랐다. 세네갈이 승리하더라도 2골 차 이상 대승을 거두는 시나리오가 나오면 안 됐다. 세네갈이 1골 차로 승리했을 경우 한국은 승점에서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앞서 와일드카드 경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네갈의 화력은 자비가 없었다. 세네갈은 경기 내내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대량 득점을 완성했고, 결국 한국이 쥐고 있던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끊어냈다.
경기는 초반부터 세네갈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세네갈은 사디오 마네, 이스마일라 사르, 음바예를 전방에 배치한 대형으로 나섰고, 이라크는 알 하마디를 원톱으로 내세워 맞섰다. 승부의 균형은 전반 4분 만에 깨졌다. 우측 코너킥 상황에서 셰크가 머리로 밀어준 패스가 하비브 디아라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른 시간 실점한 이라크에 곧바로 결정적인 악재가 추가됐다. 전반 13분, 과거 K리그 FC서울에서 활약한 바 있는 이라크의 중앙 수비수 레빈 술라카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을 빠른 속도로 돌파하던 사디오 마네를 무리하게 잡아당겨 넘어뜨렸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술라카에게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이른 퇴장으로 인해 이라크는 남은 70여 분의 시간을 10명으로 싸워야 하는 최악의 수적 열세에 직면했다. 이라크는 전반 16분 공격수 카심을 빼고 수비수 유누스를 투입하며 급히 수비를 보강했고, 전반전을 추가 실점 없이 1-0으로 버텨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수적 우세를 확보한 세네갈의 진짜 화력은 후반전 들어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라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부상을 당한 바실 골키퍼 대신 하산 골키퍼를 투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으나 세네갈의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11분 이라크 수비진의 치명적인 실책을 놓치지 않은 카마라가 공을 가로채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사르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14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파페 게예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외곽에서 강력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어 후반 26분에는 교체 투입된 은디아예의 패스를 받은 게예가 다시 한번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4-0까지 격차를 벌렸다. 세네갈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37분 은디아예가 화려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다섯 번째 골을 기록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사르(1골 1도움)와 게예(2골 1도움)는 세네갈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한 경기에서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됐다. 반면 4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며 기대를 모았던 이라크는 객관적인 전력 차이와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조별리그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세네갈의 5골 차 완승이 확정되면서 한국의 와일드카드 생존 확률은 사실상 바닥을 치게 됐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12개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이 와일드카드로 32강 토너먼트에 합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 25일 남아공에 패하며 1승 2패, 승점 3점, 골득실 -1, 다득점 2로 A조 일정을 마친 한국은 타 조 3위 팀 중 최소 4개 팀이 자신들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라야 하는 처지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별리그 3차전을 완료한 7개 조의 3위 팀 순위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위치는 매우 위태롭다. 세네갈이 골득실을 +2까지 끌어올리며 와일드카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감에 따라, 한국은 조 3위 팀 중 7위로 추락했다.
현재까지 조별리그를 마친 조 3위 팀 중 한국보다 성적이 나쁜 팀은 C조의 스코틀랜드(승점 3·골득실 -3) 한 팀이다. 대승을 거둔 세네갈조차 현재 한국과 스코틀랜드만을 밑에 깔아둔 상태라 32강 진출을 100%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데, 골득실에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한국의 처지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제 남은 조는 단 5개뿐이다. 한국이 극적으로 32강 토너먼트 막차를 타기 위해서는 앞으로 경기를 치를 남은 5개 조 중 무려 3개 조에서 한국보다 성적이 저조한 3위 팀이 나오기 만을 바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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