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스리백, '쫄보축구'… 홍명보는 1990년대에 갇혀 있다[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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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대 약점은 윙백이다. 뛰어난 윙백 자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홍명보 감독은 윙백의 능력을 가장 크게 요구하는 스리백을 가동했다. 그러면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스리백을 고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남아공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의미없는 스리백, '쫄보축구'… 홍명보는 1990년대에 갇혀 있다[초점]](/data/sportsteam/image_1782468026742_14286828.jpg)
A조 3위에 위치한 한국은 이제 남은 조들의 상황을 봐야한다. 12개 조 3위팀들 중 8등 안에 들어야 32강에 진출할 수 있다. 8등 안에 포함되지 못하면 32강 탈락을 경험하게 된다.
홍명보호는 선발 라인업에 골키퍼 김승규, 수비수 이한범, 김민재, 이기혁, 양쪽 윙백에 설영우, 이태석, 중앙 미드필더에 황인범, 백승호, 공격진에 황희찬, 이강인, 오현규를 투입했다. 아예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인 것이다.
과감한 선택을 내린 상황에서 홍명보호 선수들은 손흥민 없이 전반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황희찬과 이태석이 왼쪽 측면에서 활로를 뚫으려고 했으나 상대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 김진규, 옌스 카스트로프를 투입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를 탄 남아공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가 박스 중앙에서 왼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 벤치는 여기서 또 이해를 할 수 없는 선택을 내린다. 후반 20분 김민재를 빼고 박진섭을 투입한다. 한국 최고의 수비수를 벤치로 불러들이는 것도 황당한 데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공격수를 늘리지 않고 박진섭을 피치 위에 내보내며 스리백을 유지했다. 결국 공격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며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의미없는 스리백, '쫄보축구'… 홍명보는 1990년대에 갇혀 있다[초점]](/data/sportsteam/image_1782468026770_21889931.jpg)
스리백을 고수하다가 무너진 홍명보호. 그렇다면 홍명보호의 스리백은 완벽한 것일까. 한국은 조별리그 체코전에서 스로인으로 파생된 상대 공격을 막지 못해 실점했다. 멕시코전에서는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수 이기혁의 수비 실수로 인해 1실점을 헌납했다. 상대에게 완벽한 기회에서 내준 실점은 남아공전이 유일했다. 표면적으로는 스리백이 잘 통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최근 현대축구에서 스리백의 윙백들은 중앙으로 좁혀들어와 빌드업 작업에 가담해줘야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부족했다. 황인범, 백승호에게 후방빌드업을 맡겨놓았고 이로인해 황인범, 백승호를 가로막는 상대 투톱의 전방압박에 고전하기도 했다. 결국 이강인이 최후방까지 내려와 패스를 뿌려줘야만 했다.
윙백들은 대신 전통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그런데 설영우, 이태석, 김문환 등 모두 공격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애초에 공격력이 뛰어난 자원들이 아니었기에 예견된 일이었다. 옌스 카스트로프 등 공격력이 뛰어난 윙백 자원을 미리 대표팀에 녹아들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이강인은 내려오고 윙백은 의미없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 반복되다가 빌드업에서 어려움을 느꼈다. 결국 전체적인 수비 라인이 내려오고 주저앉는 형태가 펼쳐졌다. 양 쪽 윙백들도 어느 순간부터는 밑으로 내려와 수비에만 치중했다. 강팀을 맞이하는 5백 형태가 펼쳐진 것이다.
![의미없는 스리백, '쫄보축구'… 홍명보는 1990년대에 갇혀 있다[초점]](/data/sportsteam/image_1782468026794_24988172.jpg)
이는 홍명보 감독이 뛰던 19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었다. 당시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변방이었고 상대의 공격을 견디기 위해 5백에 가까운 스리백을 많이 사용했다. 홍명보 감독은 스위퍼로서 수비 라인을 조정했다. 그 때의 장면들을 홍명보 감독이 재현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대표팀은 이러한 장면을 재현할 필요가 없는 팀이다. 손흥민, 이강인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A조에서 한국 대표팀을 언더독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홍명보 감독은 1990년대 스타일 스리백을 고수하다가 조 3위를 받아들였다.
누구나 자신이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곱씹는다. 그런데 감독은 최신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과거의 장면을 재현했다. 본인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줬던 1990년대 스리백의 향수에 갇혀 있는 홍명보 감독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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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작성일 2026.06.26 16: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