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틀어주세요” 손님 요청에 켰는데…중계방송 함부로 틀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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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을 보려고 식당과 술집, 길거리 등에 모여 단체 관람하는 건 흔한 풍경이다. 그런데 공공장소전시권(PV·Public Viewing) 규정을 모른 채 중계방송을 틀었다가는 중계권 침해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업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상업적 목적의 단체 관람 행사에 대해 공공장소전시권(PV권)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다.
FIFA의 미디어권리 라이선스 소지자 대상 공개시청 행사 관련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단체 관람을 내세운 이벤트를 개최하거나 불특정 다수에게 스크린·전광판 등을 통해 중계 영상을 틀어줄 경우 원칙적으로 PV권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한 방송사(JTBC, KBS)를 통해 PV권을 구매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비즈에 따르면 100인치 미만 실내 스크린 1대당 하루 10만원, 100인치 이상은 하루 20만원이다. 전 경기를 중계하면 300만원을 내야 한다.
◇“가게에서 월드컵 틀면 돈 내라”…2010년 당시는=월드컵 시즌마다 PV권을 둘러싼 논란은 반복돼 왔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국내 독점 중계권자였던 SBS는 서울 시내 주요 호텔과 대형 음식점, 기업 행사 등을 대상으로 PV권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무단 상영 시 민·형사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SBS는 서울시청 광장 등 길거리 응원전을 후원하는 기업에도 최대 2억1000만원을 내도록 요구했다. 이 여파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전을 추진하던 한 기획사가 행사를 포기하는 일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SBS는 비상업적인 행사는 무료로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입장료를 받거나 스폰서를 유치하는 등 상업적 목적의 행사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를 거쳐 공공전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FIFA는 원칙적으로 음식점·주점에서의 월드컵 상영에도 PV권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지만, 운영사무국은 개인 호프집이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매장에 설치돼 있던 TV나 스크린으로 중계를 틀어주는 행위에 대해 별도 비용을 징수하지 않기로 정리했다.

◇2018년에도 반복된 PV권 논쟁=2018 러시아 월드컵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재연됐다. 러시아 월드컵 PV권 운영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아닌 체인점 단독이나 개인 호프집에 설치된 TV나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 중계를 상영할 시 별도의 PV권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입간판 등을 세워놓는 등 월드컵 중계를 이용한 마케팅은 위반 소지가 있다며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PV 사무국 관계자는 “호프집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까지 PV권 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월드컵 열기를 오히려 반감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경기 당일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 가이드라인에 따라 금전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월드컵 무단 중계로 자영업자가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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