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9회 볼넷 2개 의도한 것..타이틀 욕심난다, 세이브왕 하고 선발 돌아가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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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뉴스엔 안형준 기자]
손주영이 위기를 극복하고 승리를 지켜냈다.
LG 트윈스는 6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LG는 4-3 승리를 거뒀고 4연승을 달렸다.
8회 2사에 등판한 손주영은 1점차에서 아웃카운트 4개를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세이브를 거뒀다. 시즌 16번째 세이브에 성공하며 세이브 단독 2위로 올라선 손주영이다.
깔끔한 피칭은 아니었다. 절체절명의 위기도 있었다. 8회 첫 타자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던 손주영은 9회에는 선두타자인 대타 최형우에게 2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류지혁의 희생번트 후 1사 3루에서 김지찬, 김성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까지 몰린 손주영은 구자욱과 디아즈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워 간신히 승리를 지켜냈다.
손주영은 "아무도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컨택이 좋은 타자들에게는 볼넷을 일부러 내줬다"고 웃었다. 김지찬, 김성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이 모두 의도한 것이라는 의미다.
손주영은 "내가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다보니 1사 3루에서 컨택이 좋은 타자들이 컨택만 성공해도 점수가 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있다. 1점만 주면 동점이니 어렵게, 낮게 가야했다"며 "김지찬은 볼넷을 주거나 운좋게 삼진을 잡으면 '땡큐'라고 생각하고 어렵게 승부했다. 볼넷을 주고 병살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김성윤이 빠르지 않나. 또 우리 내야진도 조금 전진 수비를 하고 있어 병살은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파울플라이가 나오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만루를 채우더라도 어렵게 가자는 생각으로 김성윤과 승부했다"고 말했다.
짧은 스윙으로 내야를 벗어나는 타구를 쳐 손쉽게 동점을 만들 수 있는 타자들과 승부를 피했다는 것. 하지만 뒤에 기다리고 있는 타자들은 삼성이 자랑하는 강타자들인 구자욱과 디아즈였다.
손주영은 "그래도 컨택을 하는 스윙은 9,1,2번 타자보다는 그 두 선수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루가 되면 어차피 내야진도 전진수비를 하지 않을테니 그 때는 오히려 병살타 확률이 높아진다고 봤다. 그래서 승부를 걸어보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못 막으면 이 경기는 진다고 생각했다"며 "내 커브와 하이패스트볼이 두 선수(구자욱, 디아즈)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자욱을 하이패스트볼로 삼진처리한 손주영은 디아즈에게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완전히 벗어나 떨어지는 커브 2개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손주영은 "그 커브들은 의도한대로 던진 것이다. (박)동원이 형이 워낙 블로킹이 좋으니 걱정하지 않았다. 올해 한 번도 내 공을 막지 못한 적이 없었다. 사인대로 던졌다"며 "디아즈에게 던진 커브는 '터널링'이 직구처럼 잘 돼서 속은 것 같다"고 웃었다.
원래 선발투수인 손주영은 올해 마무리 유영찬의 부상으로 뒷문에 공백이 생기자 마무리 투수로 이동했다. 1년짜리 임시 보직이지만 한 번도 블론세이브를 범하지 않고 완벽하게 역할을 해내고 있다. 손주영은 "마무리에서 변화구의 예리함이 조금 더 생긴 것 같다. 낮게 던지라면 확실하게 낮게 던지는 등 예리함이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올시즌 18번의 등판에서 1승 16세이브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0.87.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 투수다. 손주영은 "블론세이브에 대한 부담은 없다. 오히려 '블론을 할거면 그냥 시원하게 오늘 하자' 하는 느낌으로 던지고 있다. 블론세이브를 하지 안으려고 하다보면 움츠려들게 되고 그러면 볼넷을 주고 스트라이크 존에 밀어넣다가 맞았을 것이다"며 "볼넷을 주더라도 시원하게 강하게 던져서 후회가 없고 싶었다. 가볍게 던지다가 맞으면 잠을 못 잘 것 같지만 후회없이 던져서 맞는다면 그냥 인정할 것 같다"고 웃었다.
벌써 16세이브를 올린 손주영은 세이브 1위인 삼성 김재윤을 단 1개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손주영은 "세이브왕에 대한 생각도 많이 생겼다"며 "사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페이스가 너무 빠르게 세이브를 쌓다보니 이제 생각이 많이 는다. 세이브 타이틀을 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마무리에 자리를 잡았지만 LG가 새 외국인 투수로 불펜인 리오스를 영입하며 손주영의 선발 재이동 가능성도 남게 됐다. 손주영은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이브왕을 하고 싶은데 다시 선발로 가라고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욕심이 많이 났다"며 "그런데 그러다보니 또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더라. 그래서 '이러면 안되겠다, 그냥 선발로 다시 가라면 우승을 위해 그냥 가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랬더니 오히려 편안해졌다. 지금 잘 던지고 있으니 아마 선발도 다시 안갈 것 같다"고 웃었다.
물론 불펜에 영원히 남고 싶은 것은 아니다. 마무리 보직을 맡는 것은 어디까지나 올시즌 한정. 손주영은 "마무리로 계속 남는 것은 안될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거 올해 세이브왕을 찍고 선발로 돌아가고 싶다"고 솔직한 포부를 밝혔다.(사진=손주영)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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