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적성국 미국에서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 보인다…FIFA 9위 벨기에와 0-0 깜짝 무승부→베이란반드 '야신 모드'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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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란 축구대표팀이 벨기에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거두며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이란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벨기에와 0-0으로 비겼다.
험난한 대회 준비 과정과 적성국인 미국 내 여러 제약 속에서도 이란은 흔들리지 않았다.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트락토르)를 중심으로 빼어난 응집력을 발휘하며 조별리그 2경기 무패 행진(2무, 승점 2)을 이어 갔다.
반면 FIFA 랭킹 9위 강호 벨기에는 2회 연속 월드컵 조기 탈락 위기에 몰렸다.
지난 16일 이집트(29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1로 비긴 데 이어 이날도 무득점 침묵 속에 답답한 흐름을 이어 갔다.
2경기 연속 필드골을 챙기지 못하며 북중미 전장에서 기대 이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로멜루 루카쿠, 케빈 더브라위너(이상 나폴리) 등 이른바 '황금세대' 주축의 노쇠화 기미가 선명한 데다 핵심 공격수 제레미 도쿠(맨체스터 시티)마저 호흡기 감염 증세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악재가 잇따르는 분위기다.

양국 모두 1차전에서 나란히 비겨 토너먼트 통과를 위해 2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덕분에 전반 초반부터 두 팀은 강하게 맞섰다.
이란은 전반 25분 환상적인 세트피스 득점으로 이번 대회 첫 리드를 잡는 듯했다.
주장 에산 하지사피(세파한)가 약 32m 거리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섰다.
직접 슈팅 대신 벨기에 수비벽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캡틴 패스를 거머쥔 스트라이커 메흐디 타레미(올림피아코스)는 완벽한 퍼스트 터치 후 왼발 슈팅으로 벨기에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를 뚫어냈다.
상대 왼쪽 골대 상단을 정확히 두들겼다.
벨기에 수비진이 완전히 허를 찔린 장면이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세트피스 골 후보로 꼽힐 만한 장면이었다.
하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리오 에레라 주심은 긴 비디오 판독(VAR) 끝에 타레미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득점은 취소됐다.
이후 벨기에는 전반을 지배했다.
슈팅 수에서 11-2로 앞섰고 패스 성공 횟수는 이란보다 6배가량 많았다.
경기 첫 45분 가운데 36분 이상 공을 소유하며 일방적으로 이란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마지막 벽을 넘지 못했다.
이란 문지기 베이란반드가 철옹성처럼 버틴 골문은 결코 상대에 골 세리머니를 허락지 않았다.
벨기에는 엿새 전 이집트전에서도 상대 수비수 모하메드 하니 자책골로 가까스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역시 페널티박스 안에 많게는 7명까지 배치한 이란의 촘촘한 방어망을 헤집는 데 애를 먹었다.
후반 첫 결정적인 기회는 오히려 이란이 잡았다.
역시 세트피스였다. 타레미가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정확한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쿠르투아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막아냈다.
경기 흐름은 후반 17분 크게 바뀌었다.
벨기에 센터백 나탕 응고이(릴)가 치명적인 백패스 실수를 범했다.
타레미가 공을 가로채 쿠르투아와 1대1 찬스를 맞았다.
다급해진 응고이는 뒤에서 타레미 유니폼을 잡아 넘어뜨렸고 주심은 곧바로 뒷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레드카드였다. 벨기에는 지리한 '0의 균형' 속에 남은 30분가량을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이란으로선 승점 3을 손에 쥐지 못한 게 아쉬울 경기였다.
응고이 퇴장 후 벨기에 공세를 계속 받아내면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았고 오히려 공격에선 더 빠르고 창의적인 내용을 보였다.
다만 끝내 골이라는 보상엔 이르지 못했다. 후반 36분 장면이 가장 아쉬웠다.
사이드 에자톨라히(샤밥 알아흘리 두바이)가 중원에서 공을 탈취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렸지만 다시 한 번 쿠르투아 선방에 막혀 얼굴을 감싸쥐었다.
결국 양 팀은 득점 없이 무승부로 2차전을 마감하며 대회 마수걸이 승전고를 최종 3차전으로 미뤘다.
이란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정오에 이집트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벨기에 역시 같은 시각 뉴질랜드를 상대로 북중미 대회 첫 승과 32강행 티켓을 동시에 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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