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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속인 이란의 '메소드 연기 세트피스'… 억울한 사정 투영된 쥐어짜기식 경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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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속인 이란의 '메소드 연기 세트피스'… 억울한 사정 투영된 쥐어짜기식 경기 전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억울한 사정이 투영된 이란의 쥐어짜기 전략이었다.

22일(한국시간) 오전 4시 미국 잉글우드의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치른 이란과 벨기에가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이란과 벨기에는 2무, 뉴질랜드와 이집트는 1무를 기록 중이다.

어쩌면 이란은 48개 참가국 중 가장 험난한 대회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2월 미국과 전쟁 여파로 대회 전부터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하필 이란의 경기 일정도 3경기 모두 미국에서 치러야 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적국'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셈이었고 미국 입장에서도 엄격한 비자 정책에 이란이 맞지 않았다.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끝에, 개막 임박해서야 베이스캠프를 멕시코에 차리고 경기날에만 미국으로 오는 것으로 정리됐다.

녹록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이란은 경기 24시간 전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비행기로 출발해 격전지로 이동해야 했다. 지난 뉴질랜드와 1차전을 앞두고는 코칭스태프, 대표팀 관계자 및 지원 스태프 등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는 일도 겪었다. 이란축구협회는 "정치적이고 차별적 조치"라며 반발했지만, 미국 정부는 "부정적 정보를 확인"했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벨기에전을 앞두고도 시끄러웠다. 이란 측은 경기 이틀 전인 20일 로스앤젤레스 이동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물론 이례적인 결정은 아니었다. FIFA의 2026 월드컵 규정 제18조 3항에 따르면 '모든 팀은 경기 전날 베이스캠프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틀 전 이동할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대회 소화와 관련해 미국과 이란이 갖가지 마찰을 빚은 만큼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모두를 속인 이란의 '메소드 연기 세트피스'… 억울한 사정 투영된 쥐어짜기식 경기 전략




벨기에전을 앞두고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감독은 "우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24시간이 필요했지만, 정작 주어진 시간은 16시간도 되지 않았다. 훈련을 절반만 소화하고 떠나야 했다"라며 경기 준비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갈레노에이 감독의 주장은 이날 이란의 경기 방식으로 증명했다. 이란은 5-4-1 형태로 일방적인 수세 형태로 나섰다. 조 내 강호인 벨기에를 공략할 세밀한 전술적 접근은 보이지 않았다. 들인 시간 대비 최대의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쥐어짜기식 승리 전략이 느껴지기도 했다.



모두를 속인 이란의 '메소드 연기 세트피스'… 억울한 사정 투영된 쥐어짜기식 경기 전략




이란이 모두를 속이는 프리킥 세트피스로 선취점을 뽑을 뻔했다. 전반 25분 프리킥 지점에 라민 레자에이안, 사에이드 에자톨라히, 에흐산 하지사피가 모였다. 휘슬이 불리기 전 세 명은 무언가 정리가 안된 듯 언쟁을 펼쳤다. 이후 레자에이안이 공을 만진 뒤 한 손을 번쩍 들면서 공을 처리하는 듯했다. 그런데 하지사피가 기습적으로 달려들어 슈팅하는 척 수비 사이로 뛰어든 메흐디 타레미에게 찔러줬고 타레미가 돌아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아쉽게 취소됐다.

스로잉 및 코너킥 상황도 최대한 이용했다. 후반 8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투입된 롱스로잉이 박스 안까지 빠르게 날아왔고 카나니 등에 맞은 뒤 배후에 있던 타레미에게 연결됐다. 타레미는 날아온 공을 곧장 근거리 발리슛으로 처리했지만, 티보 쿠르투아가 선방했다.

이처럼 이란은 오픈플레이보다 세트피스 공략에 집중했다. 오히려 후반 22분 나탄 응고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지공 상황에서는 별다른 공격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기도 했다. 촉박한 준비 과정에서 퇴장 변수는 고려하지 못할 만했다. 결국 이란은 '내가 못 이기면 너도 못 이겨'의 까다로운 경기 운영을 고수했고 결과적으로 벨기에의 20차례 슈팅을 버텨내면서 승점 1점을 따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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