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입 좀 그만 나불댈래?' 얼굴 맞고 몸통 맞고, 온갖 신경전에도 평정심 유지한 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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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형중 기자 = 상대방의 심한 견제가 에이스의 숙명인 것은 맞지만 이건 너무 심했다. 이강인은 온갖 파울성 플레이와 신경전과 마주했지만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멕시코와 2차전에서 0-1로 석패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뒤 맞이한 후반 5분 골문 앞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나오면서 무너졌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높이 뜬 볼을 잡으려던 김승규가 착지하는 과정에서 이기혁과 충돌하며 볼을 놓쳤고 멕시코 미드필더 루이스 로모가 밀어 넣었다. 이 골은 결국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되었고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만 만나면 패하는 월드컵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선발 출전해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90분 풀타임을 뛰며 88%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총 56번의 패스를 시도해 49번을 정확히 보내며 홍명보호의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전후반 각각 한 번씩 총 2회의 슈팅도 시도했는데 골문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위협적이었다. 단순히 기록 뿐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은 물론, 중앙과 때로는 후방 빌드업에도 참여하며 경기장 곳곳을 휘젓고 다녔다.
멕시코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은 그런 이강인을 가만 두지 않았다. 이미 볼이 이강인의 발을 떠나도 그대로 몸통 박치기를 하는 등 육체적, 심리적으로 괴롭혔다. 전반 16분 멕시코의 왼쪽 풀백 헤수스 가야르도는 이강인이 드리블 하자 노골적으로 몸통 박치기를 해 쓰러트렸다. 얼굴과 목 부위 통증도 있어 보였다. 고통스럽게 쓰러졌지만, 황당하게도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에 멕시코 선수들은 계속해서 이강인을 파울성 플레이로 괴롭혔다.
미드필더 에릭 리라는 이강인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스페인어로 계속 도발했다. 특히 이강인의 드리블에 돌파 당한 뒤 손으로 유니폼을 끌어잡아 파울을 범하고 나서는 이강인에게 다가가 위협했다. 어려서 발렌시아에서 자란 이강인은 스페인어에 능통해 상대에게 입 다물라는 제스처로 응수했다.


멕시코 선수들의 이강인에 대한 도발은 계획된 전략이었다. 마요르카 시절 이강인을 지도해서 잘 아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은 18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에게 볼이 안 가게 해야한다"라며 선수들에게 이강인 마크를 강조했다. 또한 경기 시작 3분 만에 이강인이 경고를 받자 심리적으로 압박해 두 번째 경고를 유도하려는 심산도 있었다.
그러나 이강인은 침착했다. 상대의 노골적인 신경전과 도발에 말리지 않았고 최대한 차분하게 대응했다. 에이스로서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모습을 선보였다.
한편, 이날 패배로 1승 1패, A조 2위를 유지한 한국은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남아공과 3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사진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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