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 중, 축구 잘하는 11명도 없나?'...월드컵 구경도 못 해본 인도, 도약 가로막는 '냉혹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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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월드컵에 나서지 못하는 데에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영국 매체 'BBC'는 17일(한국시간) 인도가 월드컵 무대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조명했다.
인도는 인구 14억 6,386명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바탕으로 IT와 우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계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은 크리켓에서는 세계 최강의 실력과 자본력을 자랑하며, 최근에는 배드민턴에서도 P.V 신두, 사이나 네왈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연이어 배출하고 있다.

다만 유독 축구 무대에서는 변방에 머물러 있다. 인도의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38위로 세계 최약체 수준이다. 과거 196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반짝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당연히 월드컵 본선 무대는 단 한 차례도 밟아보지 못했으며,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조 3위에 그치며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렇다고 인도 내에서 축구의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매체에 따르면 서벵골, 케랄라, 고아 등 축구 열기가 뜨거운 인도의 여러 주에서는 월드컵 기간이 되면 마치 거대한 축제처럼 대회를 즐긴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리오넬 메시를 직접 초청하는 행사가 진행됐고, 여기엔 구름 관중이 운집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자국 축구가 성장하지 못하는 데에는 '시스템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인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이자 전 국가대표 주장인 바이충 부티아는 "가장 부족한 것은 올바른 생태계다. 장기적인 비전을 갖춘 체계적인 풀뿌리 프로그램이 없다"고 지적하며 "축구는 결과를 보기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한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1970년 아시안게임 동메달 주역인 샴 타파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년간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해 본 결과, 더 많은 아이들이 축구를 시작할수록 뛰어난 재능을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인도축구연맹(AIFF)은 이러한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라며 행정력을 질타했다.

축구 발전의 기본은 유소년들의 성장이다. 탄탄한 유소년 시스템이 밑바탕이 돼야 차후 성인 대표팀이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된다. 일례로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장광타이(영국), 아란, 아이커썬(이상 브라질), 뤄궈푸(브라질) 등 귀화 선수를 대거 발탁했던 중국을 보라. 이들 역시 유소년 기반이 없었던 탓에 월드컵 진출은 고사하고 최근 아시안컵에서도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패를 교훈 삼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왕위둥(저장 FC), 쉬빈(울버햄튼 원더러스 FC) 등 유망주들을 잇달아 배출해낸 중국은 지난 2026 AFC U-23 아시안컵에서 결승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며 유소년 육성의 중요성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

유망주들이 다른 종목으로 유출되는 현상도 문제다. 막대한 수익성 덕분에 크리켓에 많은 인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타파는 "수익성이 높은 인도 프리미어리그(IPL) 크리켓 계약을 노리고 부모들이 아이들을 크리켓 훈련 캠프로만 보내고 있다"며 "축구로 커리어를 쌓아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비현실적인 목표 설정도 인도 축구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국가대표팀 역대 최다 출전 및 득점 기록을 보유한 수닐 체트리는 "월드컵 진출보다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장의 목표는 더 강한 상대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모든 아시안컵 본선에 개근하는 것이다. 아시아 상위 15~20위권 국가로 확고히 자리 잡은 후에야 월드컵이라는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을 남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이충 부티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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