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승인 끝내 거절' 노경은 왜 분통을 터뜨렸나 "이게 말이 됩니까?"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 조회
- 목록
본문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노경은이 지난 11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제출한 무릎 부상과 관련한 치료목적사용면책(TUE) 신청은, 17일 오후 최종 불승인이 통보됐다.
SSG 랜더스 베테랑 투수 노경은은 최근 무릎 부위에 지속적인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당장 수술을 해야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릎에 테이핑을 감고 진통제를 먹으면서 통증을 참으며 투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경은은 구단 컨디셔닝 파트와 꾸준히 상태를 체크하면서, 글루코코티코이드(GC) 계열 주사 치료를 위해 KADA에 TUE를 신청했다. 지난 11일 신청했고 17일 불승인이 통보된 상태다. 결국 GC 주사는 맞지 못하고, 그외 일반 치료를 하면서 사실상 자연 치유가 되길 기다려야 한다.
노경은은 약 3주간 외래 진료와 치료를 받은 내역을 전부 제출했지만, 최소 2~3개월은 치료를 시도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3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면책 신청을 해야하는 이유는 KADA의 승인 없이 GC 주사 치료를 받을 경우, 도핑테스트에 걸리기 때문이다. GC 계열에는 지용성 스테로이드인 트리암시놀론, 수용성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이 포함된다.
스테로이드 계열이긴 하지만, GC 계열 주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도핑'의 개념인 운동 선수들의 신체 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아니다. 성분이 다르고, 이 주사 치료로 인해 운동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향상될 가능성은 없다.
노경은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 주사가 과거에는 허용됐었는데, 주사 치료를 받으면 2~3일이면 회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진료 기록을 남기면서 최소 2~3개월이 지난 후에 주사 치료를 받아도 되는지 결과가 나온다. 시간을 몇주 이상 허비하는 셈"이라면서 도핑 규정과 절차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GC주사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에서도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인해 금지돼있고, 대신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경우 자체 규정을 통해 GC 계열 약물은 허용되고 있다. 치료 목적이 명백한 약물이라고 보고있는 것이다.

KADA가 GC 약물을 이용한 치료 자체를 완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규정을 보면 <부상자명단 등 '경기기간 외'로 간주된 기간에는 GC 사용이 가능하다>, 또 <GC 약물을 '경기기간 외'에 사용한 후 '경기기간 중'에 검출된 경우 사후 치료 목적 사용 면책 신청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쉽게 말해 1,2군 엔트리에 들어있지 않을 때는 치료를 할 수 있다. 부상자명단으로 빠져있을때 GC 주사를 맞고 치료한 후 엔트리에 복귀하고, 이후 도핑테스트에 의해 해당 약물이 검출되면 사후 면책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부분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A구단 관계자는 "사전 면책 신청을 받는 것도 최소 2~3개월 치료 증빙이 필요한데, 사후 면책은 쉽겠나. 주사 치료를 빠르게 받은 경우에는 증빙을 어느정도 해야할지, 정확한 가이드가 없다. 결국 알아서 증빙하라는건데 면책이 안될 경우에는 선수는 그냥 '도핑에 걸린 선수'로 남는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1군 뿐만 아니라 2군에 있는 선수들도 부상자명단을 활용해 GC 주사 치료를 받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핑에 걸리게 되면 상황이 더 골치아파지기 때문이다.
노경은이 무릎 부상을 안고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SG 구단과 코칭스태프를 향한 오해도 생겼다. 아픈 선수를 말려도 모자를 판에 1군에 두고 뛰게 했냐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노경은은 "사실이 아니다. 감독님은 작년에 시즌 중에 아내가 아팠을 때도 야구장 나오지 말라고 먼저 이야기 해주신 분이다. 투수코치님들도 2군에 내려가서 쉬라고 했고, 감독님은 최근에 또 한번 엔트리에서 빼주겠다고 이야기 하셨다. 내가 거절했다. 팀이 좋으면 빠져서 쉴 수 있는데, 안좋은 상황이니 고참으로 할 역할이 있다. 지금 모두 다 힘든데 후배들을 두고 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테이핑하고 진통제 먹으면서 승인이 날 때까지 버텨보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단 노경은만의 분노는 아니다. 이미 수년간 여러 구단, 여러 선수들이 이 딜레마로 불편함을 겪고있다.
B 구단의 선수는 어깨뼈 일부가 부서지는 부상을 당하고도 GC 주사 치료 사전 면책 신청을 했으나 두번이나 거절 당했다. C 구단의 선수는 만성적인 통증으로 인해 결국 은퇴를 선언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D 구단 트레이닝 관계자는 "매해 트레이너 세미나에서 이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도 미국처럼 KBO룰을 만들면 안되냐고 요청도 한다. 우리는 144경기를 하는 스포츠이니 (더 불편한 게 있다). 이건 경기력이 아닌 치료 목적의 스테로이드 주사다. 특정 선수들만 아니라 모든 구단이 TUE를 신청했을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다. 차라리 이걸 공정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처럼 KBO리그만 GC 주사를 도핑에서 제외하는 룰을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도핑 관련 규정이 '국민체육진흥법'에 명시돼있기 때문이다. 법이 걸린 문제라 미국과는 케이스가 다르다.
다만 현실적으로 소명, 면책 절차를 지금보다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사실상 주사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O 관계자는 "의무위원회를 통해서 KADA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 과거에 도핑테스트를 이동일 전날 불시에 실시하고, 원정에 다녀온 후 새벽에 실시하는 등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들을 의견 제시를 통해 많이 수정된 상태"라면서도 "GC 약물 치료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부분들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더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인천=나유리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