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수단, FIFA 제지 뿌리치고 충격 폭로전 "우린 억압받고 있다, 월드컵서 가장 학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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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이란 대표팀에게 형식적인 위로를 건넸지만, 이들은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으며 경기 하루 만에 쫓겨난 현실에 대해 분노했다.
이란은 1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의외의 명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 분석과 서류상 대진으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경기였지만, 양 팀 통틀어 슈팅 31회, 유효 슈팅 12회가 쏟아질 정도로 치열한 90분이 오가면서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양 팀 모두 아쉽게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날 이란은 경기 안팎의 무거운 분위기를 이겨내며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 전 이란의 국가 울려 퍼질 때 관중석에서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고, 경기장 주변에서는 현 이란 정권을 규탄하며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의 국기를 든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등 어수선함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이란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뉴질랜드와 치열하게 맞붙으며 값진 승점 1점을 따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경기가 끝난 후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유리 조르카에프 홍보대사와 함께 이란 라커룸을 전격 방문했다. 이란 대표팀은 월드컵 직전 미국과 이란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베이스캠프를 애리조나에서 멕시코로 강제 이전하고, 코칭스태프 및 임원 15명가량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는 행정적 수모를 겪었다.
평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절친한 인판티노 회장은 그런 이란 대표팀을 향해 다소 형식적인 칭찬을 건넸다. 그는 “오늘 밤은 힘든 승부였고 운이 따랐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라고 운을 떼며, “가족과 국민, 전 세계에 여러분이 월드컵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여러분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며, 여러분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 오늘 밤 경기장의 모든 관중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강렬한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감독님이 허락한다면 다음 경기에 내가 공격수로 뛰고 싶다”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그러나 이란 선수단의 마음을 달래진 못했다. 경기 후 이란 선수단과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은 FIFA와 미국 정부를 향해 공개 분노를 쏟아냈다. 갈레노이 감독은 “그들은 우리에게 경기가 끝나자마자 미국 땅을 즉시 떠나라고 명령했다. 솔직히 왜 우리를 쫓아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마치 제3자가 우리의 퇴거를 결정하는 기괴한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실제로 이란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직후 곧바로 미국을 떠났다. 이들은 한 시간 만에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 국경 지대인 티후아나 베이스캠프로 황급히 쫓겨나듯 돌아가야 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경기 이틀 전 도착을 원했으나 거부당해 경기 겨우 하루 전에 로스앤젤레스에 입국했던 선수들은 연이은 무리한 이동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였다.
이란의 에이스 메흐디 타레미의 발언은 더욱 직설적이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타레미가 폭로를 이어갈 당시 FIFA 관계자들이 황급히 그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타레미는 제지를 뿌리치고 “우리 팀은 이번 월드컵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억압받고 학대당하는 팀이다. 협회장도, 자국 미디어도, 대표팀 수뇌부도 비자가 잘려 오지 못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월드컵은 다음 경기를 위해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 가득한 시기인데 우리는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실은 그냥 재앙과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판티노 회장의 위로에 대해서도 “물론 회장님 개인은 우리를 돕고 싶어 하겠지만, 그 뒤에 또 다른 거대한 권력과 외압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세상 사람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미국 정부의 배후 압박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아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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