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떻게 축구 강국이 되었나”…더 이상 ‘이변’이란 말이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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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황혜성 기자) 일본 축구가 이제 ‘아시아 강호’를 넘어 세계 축구에도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겼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 차례 리드를 허용하고도 끝까지 따라붙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는 버질 반 다이크와 크리센시오 서머빌의 득점으로 두 번 앞서갔다. 그러나 일본은 나카무라 게이토의 득점으로 한 차례 균형을 맞췄고, 경기 막판 가마다 다이치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본은 두 차례 끌려가고도 따라붙으며 끈질긴 조직력과 침착함을 보였다.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서도 일본은 모두 16강에 올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벨기에에 2-3으로 패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 끝에 8강 문턱에서 멈췄다.
경기 직후 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감독의 인터뷰가 일본 축구의 현재 위상을 보여준다. 쿠만 감독은 언론이 아시아 팀인 일본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 강호들도 더 이상 일본을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일본은 어떻게 이렇게 강한 팀이 될 수 있었을까.
가장 먼저 시스템적인 투자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은 이른바 ‘백년대계 전략’으로 불리는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축구 저변을 넓혀왔다. 당장의 성적에만 매달리기보다 유소년 육성, 지도자 교육, J리그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구조를 장기적으로 다져왔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J리그를 내수 리그로만 활용하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프로 경험을 쌓고, 이후 벨기에·네덜란드·독일·스코틀랜드 등 해외 무대로 건너가는 글로벌 체계가 자리 잡았다. 빅리그 직행이 아니더라도 중간 단계 리그에서 적응한 뒤 더 높은 무대로 올라가는 경로가 만들어졌다.

이번 일본 대표팀 역시 사실상 유럽파 중심이다. 일본의 2026 월드컵 대표팀 26명 중 23명이 유럽파 선수다. 구보 다케후사(스페인 라리가·레알 소시에다드), 도안 리츠(독일 분데스리가·프랑크푸르트), 우에다 아야세(네덜란드 에레디비시·페예노르트), 스즈키 자이온(이탈리아 세리에A·파르마)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파가 증가하면서 일본은 유럽 팀을 상대할 때도 힘과 스피드, 경기 템포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는 팀이 됐다. 유럽 무대에서 매주 높은 강도의 압박과 빠른 전환을 경험한 선수들이 대표팀의 기본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가 안정적으로 이어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모리야스 감독은 2018년 7월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같은 감독 체제에서 A매치 경험이 쌓이면서 일본은 전술적 방향성과 선수단 운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아시아 팀들이 유럽 강호를 만나면 수비에 집중한 뒤 역습 한두 번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일본은 압박을 풀어내는 짧은 패스, 2선 침투, 측면 전환, 세컨드볼 대응까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수행한다. 15일 네덜란드전에서 점유율은 밀렸지만 슈팅 수에서 밀리지 않았던 이유다.
마지막으로 달라진 것은 눈높이다. 일본은 이제 유럽 강호와 비기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리야스 감독은 네덜란드전 이후 선수들의 투지와 침착함을 칭찬하면서도, 목표가 승리였던 만큼 무승부는 아쉽다고 말했다.
일본의 목표는 더 이상 16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는다. 독일과 스페인을 꺾었던 경험, 브라질과 잉글랜드를 상대로 거둔 승리, 그리고 네덜란드전 무승부는 일본이 세계 강호들과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일본이 말하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더 이상 비웃음으로만 넘기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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