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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도 동료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오현규 결승골에서 느낀 기시감, 캡틴 SON의 당부대로 호흡 척척 원팀 돼가는 홍명보호[과달라하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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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판(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백승호(버밍엄시티)가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 체코 수비 우측 뒷공간을 향해 '노룩' 로빙 패스를 찌른다. 공을 잡은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이 골문으로 달려드는 공격수 오현규(베식타시)에게 크로스를 올리고, 오현규가 수비수 마크를 뿌리치고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가른다.

12일(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후반 35분에 나온 결승골 장면이다. 대한민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8분 뒤 황인범의 동점골로 1-1 균형추를 맞춘 상황에서 오현규의 골로 2대1 역전승했다.

통계업체에 의해 황인범의 동점골 과정에서 나온 24번의 아름다운 공격 시퀀스가 주목받았지만, 사실 홍명보호가 좀 더 원하는 득점 과정은 역전골 장면에서 나왔다. 이는 철저하게 약속된 플레이였다. 월드컵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친선경기(5대0 승)에서 전반 40분, 오현규의 골과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쳐 골을 빚어냈다. 선수만 바뀌었을 뿐이다. 김진규(전북)의 공간 패스를 받은 김문환(대전)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손흥민(LA FC)이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같은 경기에서 황인범도 후반 20분 상대 진영 우측에 있는 이동경(울산)을 향한 원터치 패스로 조규성(미트윌란)의 헤더골 기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단 한 번의 패스로 상대 측면 뒷공간을 허무는 방식은 홍명보호가 월드컵에 맞춰 갈고 닦은 주요 공격 루트였고, 첫 경기부터 통했다.

홍명보호는 단순히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한 게 아니었다. 월드컵대표팀 관계자는 15일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오현규의 골 과정에서 나온 '노룩 패스'는 대표팀 전술이 갖춰져 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코치진은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주고, 전술 훈련 때 적용하고 있다. 포지션별로 선수 움직임이 담긴 분석 영상도 태블릿으로 볼 수 있도록 선수 개개인에게 전달한다"라고 말했다. 시청각 교육과 실전을 곁들여 훈련 효과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장 손흥민은 지난달 26일 "프로 세계에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고, 종이 한 장엔 많은 디테일이 요구된다. 패스를 어느 방향으로 주느냐, 그 방향으로 패스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진행할 거냐, 그런 점을 훈련하면서 맞춰가야 한다"며 "선수들과 소통하며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눈을 감아도 우리 선수들이 서로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디테일을 맞춰가야 한다. 처음엔 잘 안 맞을 수 있어도 잘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극전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움직임을 읽고 패스를 주고받는 팀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소위 조직력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오현규는 황인범이 크로스를 하기 전 자기 발 앞에 공을 배달해 줄 거란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100위권 밖 팀(트리니다드토바고·102위)에 통한 전술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통할까'란 의구심은 체코전 승리를 통해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홍명보호는 단단해지고 있다.
사포판(멕시코)=윤진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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