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성공' 중국은 '실패'…월드컵 성적 가른 결정적 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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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우승팀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각국 국가대표팀의 ‘엘로 레이팅’을 기반으로 축구 강국 조건을 분석한 결과 국가의 경제 수준과 인구, 평균 신장, 지리적 요인 등이 축구 성적의 70%가량을 설명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물리학자이자 체스 챔피언인 아르파드 엘로가 개발한 엘로 레이팅은 ‘강한 팀을 이기면 점수를 많이 얻고, 약한 팀을 이기면 점수를 적게 얻는다’는 것을 기준으로 실력을 측정한다. 상대팀 수준을 중심으로 성적을 매길 수 있어 대진운과 단기 변수 영향을 받는 토너먼트 성적보다 각국 대표팀 실력을 더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우선 국가의 부는 지도자 육성과 훈련 시설 조성, 유소년 유망주 양성 시스템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 축구 성적에 영향을 줬다. 여기에는 많은 예외가 존재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경제력이 가장 높지만 미식축구, 야구 등 다른 종목에 자금을 더 투자해 경제력에 비례하는 축구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 인구가 많고 평균 신장이 클수록 축구를 잘할 확률이 올라갔다. 재능 있는 선수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축구선수로서 최적의 키라는 181㎝ 대비 평균 신장이 작은 나라일수록 대표팀 성적도 저조했다. 인구가 10억 명 이상이지만 축구 실력은 형편없는 중국, 인도 같은 예외도 존재했다.
가장 강력한 변수는 지리적 환경이었다. 축구에 열광적인 국가와 인접해 있을수록 축구 성적도 좋았다. 남미와 유럽이 대표적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수준 높은 자국 축구 리그를 중심으로 뛰어난 선수와 지도자가 배출되며 축구 성적을 끌어올렸다. 남미 국가는 경제력이 비교적 약하지만 특유의 문화 덕분에 축구에 투자금이 몰리며 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에는 최고 수준의 축구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한 코치가 50명 정도지만, 인도 인구의 5%도 안 되는 스페인에는 코치가 2000명 넘게 있다”며 “지리적 환경에 따른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가의 지리적 위치는 바꿀 수 없는 만큼 축구 성적은 역사적으로 강한 경로 의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순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은 과거 순위라는 의미다. 1976년 엘로 레이팅에서 상위 25%에 속한 국가의 약 80%는 현재도 같은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이민도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세네갈은 자국 인프라보다 해외에서 성장한 선수 자원을 적극 활용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월드컵 대표팀 선수 절반가량이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이런 추세는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출생국이 아닌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선수 비중은 1994년 9%에서 올해 24%로 높아졌다.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 퀴라소는 대표팀 선수의 96%, 카보베르데는 대표팀 선수의 62%가 해외 출생이다.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본은 1998년 전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없었지만 이후에는 본선 무대를 놓치지 않고 있다. 1992년 프로리그 체제를 정비하며 2092년까지 프로 구단 100개를 육성하는 ‘100년 비전’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유망주를 육성하듯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재를 키우는 중국의 중앙집권적 방식과 대비된다”며 “축구의 즉흥성과 팀워크를 위한 풀뿌리 생태계의 중요성 때문에 일본은 성공하고 중국은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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