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2위' KIA 15억 진짜 잘 썼다…'미아 위기' 자존심 구긴 특급 불펜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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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동기부여라기 보다는, 그냥 내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속은 쓰렸지만, 묵묵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투수 조상우는 지난 1월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와 2년 총액 15억원 FA 계약에 합의했다.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까지 FA 계약을 매듭짓지 못했고, 결국 쫓기는 쪽은 선수였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되며 FA 미아 위기에 놓였던 조상우는 2년 뒤를 기약하며 일단 도장을 찍었다.
KIA를 비롯한 나머지 구단들이 냉정했던 이유는 조상우의 구속 저하 문제였다. 지난해 72경기에 등판해 60이닝을 책임졌고, 홀드 28개를 기록해 팀 내 1위에 올랐어도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다 보니 꾸역꾸역 버티는 느낌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는 전상현 정해영 성영탁 3명만 계속 돌려야 했다. (조)상우가 안 좋았으니까. 한 점차 질 때도 상현이랑 해영이를 쓰니까 결국 여름에 힘이 떨어져서 지는 경기가 많이 나왔다"고 되돌아봤다.
KIA는 2년 동안 조상우가 특정 조건을 채워야만 다시 시장에 나갈 수 있게 특약을 넣었다. 조건을 달성하면 KIA를 포함해 다른 구단들과 협상이 가능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연봉 재계약 대상자로 분류되도록 했다. 조상우는 반등을 다짐하며 이 특약에 합의하고 KIA에 남았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조상우는 지난해 4월에 엄청 잘해줬지만, 여름이 지나고 조금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는 보직 변화의 영향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키움에서 부상이 있긴 했지만, 마무리 투수를 오래 했던 선수다. 마무리 투수는 이기는 상황에 딱 준비해서 나올 수 있는 보직이다. 불펜으로 7회나 8회 등판을 책임지는 것은 준비를 빨리 해야 하기도 하고, 지난해 우리가 타이트한 경기가 많아서 4~5회부터 준비해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힘에 부칠 때 실제로 타자를 이겨내기 어려운 모습들이 있었다. 이제는 준비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부진의 터널을 지나면서 본인이 가진 구질을 여러 가지 활용하는, 패턴의 변화도 있었다. 안 좋았을 때는 예전에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질 때처럼 그냥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변화구의 구질과 포크볼의 움직임도 바꿨다"며 올해 반등을 기대했다.
조상우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30경기에 등판해 4승1패, 8홀드, 26⅔이닝,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KIA 선발이 불안정해 조상우가 5~6회 고비를 막아주는 임무를 주로 맡았는데, 황동하와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양현종(3승) 제임스 네일(2승)이 조상우의 뒤를 따른다.
조상우는 팀 내 불펜 이닝 1위에 오를 정도로 올해 기여도가 높다. 성영탁 정해영과 함께 이 감독이 위기에 가장 믿고 꺼낼 수 있는 카드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는 KIA와 조상우 모두 윈-윈이다. 조상우는 지금의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또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2년 뒤 재평가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김민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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