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도 오죽했으면' 소통 없는 KBO, 박민우→오지환 연이은 ABS 소신 발언 '대체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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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은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쐐기 3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LG의 12-2 대승을 이끌었다. 4회초에서 2사 1, 3루에서 이형범에게 친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이형범 선수가 투심을 많이 던지는데 초구에 파울을 쳤을 때 생각보다 (타이밍이) 늦었다. 그 공을 던질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조금 더 앞에서 치려고 했던 게 잘 통한 것 같다"고 홈런 당시를 돌아봤다.
최근 LG 염경엽 감독은 타자들에게 타격 타이밍을 조금 더 앞에 가져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확실한 공을 치려 하다 보니 타이밍이 늦고 좋은 타구가 나오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다. 오지환은 "감독님 입장에선 답답하실 수 있다. 다만 ABS가 도입되고 나선 내가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니까 불안해진다. 심리적으로 투수한테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더 조심스럽게 잘 보고 쳐야겠다는 생각에 타이밍이 늦어진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ABS 도입을 반대한다거나 예전처럼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오지환은 "그런 거 생각하지 말자고 계속 이야기하고 우리도 시스템이 그러니 잘 치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건 있다"라며 "어떻게든 도입됐기 때문에 뭐가 맞다 아니다 판단하고 싶진 않다. 다만 타자 입장에선 구장마다 다르고 투수마다 다르니까 공정성이 의심되는 정도다. 키로 한다는 거 자체가 그런 느낌을 받아서 현재는 그런 상황이라고 우리는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소신 발언했다.

한 KBO 구단 관계자는 "구장마다 ABS 편차가 있는 건 명확하다. 매일 ABS 좌표가 달라지는 건 구장마다 또 다르다. 고척돔이 가장 정확하고 변동 폭이 작다. 하지만 어떤 구장은 시리즈마다, 심할 때는 매일 좌표가 요동친다. 전날 우타자 바깥쪽을 잘 잡아준다면 오늘은 몸쪽을 더 잡아준다. 우린 트랙맨을 실제 좌표로 가정하고 ABS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타자들뿐 아니라 투수들도 힘들어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지환은 "누군가는 바깥쪽을 잘 치는 타자가 있을 거고, 다른 누군가는 몸쪽 공을 잘 칠 것이다. 그런데 오늘 스트라이크존이 바깥쪽에 형성돼 있다면 누군가는 그날은 장타를 없는 셈 쳐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ABS를 도입해서 제구가 좋아진 투수가 있나. 오히려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이 볼이 되면 더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2년 전 류현진(39·한화 이글스)부터 이달 초 박민우(33·NC 다이노스)에 이어 오지환까지 고참급 선수들이 소신 발언을 이어 나가는 이유다. 여기엔 소통 의지가 없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태도도 한몫한다. 발언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표현이 투박했을지 몰라도 하고픈 말은 같다. 과거 심판들의 불합리한 판정에 항의했던 그때처럼, 선수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소통을 원했다. 그리고 이점은 구단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KBO 구단 관계자는 "예를 들어 ABS 관련 말이 나오는 모서리 코스에 대해서도 실무자들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ABS 도입 전 실제 스트라이크존은 (트래킹 데이터로 구현했을 때) 타원형에 가까웠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의 형태다. 타자들이 평생 치지 않던 코스인 만큼 치기 어려운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초 ABS 도입 논의 과정에서도 스트라이크 존 모양을 이렇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금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 KBO ABS를 둘러싼 모든 일이 실무자들이 이미 경고한 내용이다. 지금 나오는 ABS에 대한 문제 제기가 기술적인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제대로 된 의사소통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꼬집었다.
김동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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