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김도영'은 없다고 그랬는데… KIA 2번은 블랙홀 수준, 설명 어려운 난제 풀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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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팀 타순을 놓고 한창 논란이 일어나던 지난 5월 14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김도영을 2번 타순에 기용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잘라 말했다’는 뉘앙스까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김도영을 2번에 두는 것이 팀 타선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종합했을 때 김도영을 2번이 아닌 그 아래 타순에 두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김도영이 2번에 올라가면 그 자체가 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3~6번 타선은 아무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팀 상황에서 김도영은 만드는 것보다 해결해주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나중에 해결사들이 더 생기면 2번으로 당길 수도 있겠지만, 당장 올해 팀 구성으로 봤을 때는 3번에 두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그 가운데, KIA의 2번 타순은 올해 안정화되고 있는 팀 타선에서도 가장 고민거리가 됐다. 좋은 활약을 하며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박재현, 그리고 팀 내 최고 타자인 3번 김도영 사이에서 찬스를 잇고 출루하는 몫을 해줄 선수가 필요한데 잘 나타나지 않는다.
29일 현재 KIA의 올 시즌 2번 타순 타율은 0.258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다. 출루율도 바닥 수준이다. 올해 가장 많이 2번 타순에 들어선 선수는 김호령(34)으로 125타석, 두 번째가 박상준으로 38타석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김호령이 올해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다. 김호령은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0.285, OPS(출루율+장타율) 0.813의 수준급 성적을 내고 있다. 유독 2번에서만 약하다.

김호령의 올해 2번 타순 타율은 0.255, 출루율은 0.308로 시즌 평균보다 크게 떨어진다. 하위타선에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타격이 원활한 느낌이 아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런 점을 들어 김호령을 하위타순으로 내리기도 했으나, 공교롭게도 2번 임무를 잘해주던 박상준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김호령을 2번으로 올렸다.
체력 관리가 필요한 김선빈을 고정 2번으로 쓰면 체력적인 문제가 더 불거질 수 있고, 아데를린 로드리게스나 나성범은 2번에 어울리는 유형이 아니다. 그 외 선수들은 상위타선으로 올리기에는 다소간 타격이 약한 선수들이다. 돌고 돌아 김호령인데, 김호령은 2번 타자로 출전한 최근 5경기에서 4경기나 무안타에 그쳤다.
똑같은 선수지만 어떤 타순에 들어서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 타순에 주어지는 상황과 임무 자체가 다른 경우도 있고, 타순을 느끼는 선수의 느낌도 상당히 달라진다. 실제 6번 타자로 들어가면 대부분 1회부터는 타석 준비를 하지 않는다. 천천히 상대 투수의 공을 보며 적응할 시간도 있다. 반대로 2번 타자는 수비가 끝난 뒤 곧바로 타석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공을 볼 시간도 얼마 없다. 경기에서의 루틴이 완전히 달라지는 셈이다.

2번에만 들어가면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하는 김호령도 다소 바쁜 감은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어떤 차이점에 대해 “그래 보이지는 않는다. 타석을 네 번 들어갈 때가 있고, 다섯 번 들어갈 때가 있고 이 차이는 크다”면서 “데이터적으로 봤을 때 (타순이) 밑에 있을 때 좋은 타율인 것 같다”고 이 감독 또한 데이터 측면을 유심히 보고 있음을 인정했다.
다만 김도영을 3번에 둔다고 보면, 사실 2번에 대한 대안이 딱히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2번 타순에서 활약이 더 좋았던 박상준의 복귀는 아직 멀었다. 김선빈도 주자가 있을 때 해결해 주는 능력에서 더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호령이 일단 2번 타순에 적응해 숨통을 틔워주는 게 현시점에서는 가장 이상적이다. 박재현 김호령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1~3번 타순은 장타와 스피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에게는 숨막히는 조합이 될 수 있다.
이 감독도 “중요할 때 어떻게 출루를 해 주느냐, 이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박재현과 김호령이 팀 중심 (타순)으로 가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힘을 내달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김호령에게 거는 기대치를 드러냈다. 일단 박상준이 돌아올 때까지는 김호령이 가장 유력한 옵션인 만큼 선수가 적응하고 이겨내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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