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위페이 '안세영 적수' 아니다…日 22위에 휘청휘청→2게임 압승하고도 또 흔들, 싱가포르오픈 간신히 8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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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적어도 현시점 경기력만 놓고 보면 냉정히 말해 안세영(삼성생명·1위) 적수가 아니다. '안세영 숙적'이란 표현은 현재성을 다소 상실한 옛말에 가깝다.
천위페이(중국·4위)가 고전 끝에 싱가포르 오픈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천위페이는 2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에서 열린 월드투어 슈퍼 750 싱가포르 오픈 16강에서 아케치 히나(일본·22위)에게 2-1(16-21 21-5 21-18) 역전승을 거뒀다.
1게임은 그야말로 죽을 쒔다.
초반부터 '기류'가 심상찮았다.
통산 전적 3승 무패, 직전 대회인 말레이시아 마스터스 4강전서도 2-0 완승을 거둔 천위페이가 '수치상' 아케치를 압도해야 했지만 코트 위 내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6-7으로 끌려가던 천위페이가 3연속 실점을 기록했다(6-10).
격차가 벌어진 것도 벌어진 거지만 실점 내용이 뼈아팠다.
3포인트 모두 아케치 헤어핀에 기민히 반응하지 못해 뺏겼다.
발이 느리거나 언더 클리어로 길게 쳐내도 라인을 벗어나기 일쑤였다.
라인 안으로 집어넣어도 '평범한 공'이 돼 강력한 후속타를 허락했다.
결국 천위페이는 이렇다 할 반등점을 마련하지 못하고 16-21로 첫 게임을 헌납했다.

2게임부터 제 페이스를 회복했다.
시작과 동시에 8연속 득점을 터뜨려 다시 경기장에 "짜요" 소리를 울리게 했다(8-0).
노련했다.
하이 클리어 빈도를 높이고 '잡아서 치는' 백핸드 클리어를 간간이 섞자 아케치가 힘 있는 후속 공격을 시도할 찬스볼이 눈에 띄게 줄었다.
1게임에서 고전한 헤어핀 역시 강하게 높이 쳐 올리는 클리어로 맞대응했다.
셔틀콕이 일순 중계화면서 사라질 만큼 높다랗게 떠오를 때마다 경기 템포가 서서히 하강했는데 그럴수록 흐름이 묘하게 천위페이 쪽으로 기울었다.
아케치가 때리는 강공과 드롭성 공격이 번번이 네트에 걸렸다.
2게임 후반부엔 거의 자멸 양상을 띠었다. 5-19로 끌려가던 상황에선 천위페이 리시브에 반응조차 못하고 실점했다.
천위페이는 8-1에서 재차 7점을 연속해 쓸어 담았다(15-1).
이후에도 별 위기 없이 21-5로 수월히 게임 점수 균형을 회복했다.

종잡을 수가 없다. 3게임 들어 천위페이가 다시 흔들렸다.
아케치가 3게임 초반 묵직한 점프 스매시를 꾸준히 넣었다.
하이 클리어도 힘 있게 때렸다.
상대가 '기어'를 높이자 천위페이 수비가 급격히 흔들렸다.
2-2에서 4연속 실점해 점수 차가 벌어졌다(2-6).
전열을 추슬렀다. 3-7에서 6포인트를 휩쓸어 단숨에 스코어를 뒤집었다(9-7).
고무공처럼 날아오는 상대 클리어를 집요하게 헤어핀으로 응수해 '리듬'을 떨어뜨렸다. 드롭성으로 치지 못하면 방향이라도 크게 틀었다.
그러자 아케치가 다시 실책을 연발하기 시작했다.
2게임처럼 강 대 강으로 흐르지 않으니 열세에 놓이는 건 스물한 살 신예였다.
결국 11-8로 천위페이가 다시 한 번 앞선 채 마지막 인터벌을 맞았다.

파이널 게임 후반부 흐름도 비슷했다.
천위페이가 상대 실책 3개를 잇달아 유도해 승기를 쥐었다(14-8).
천위페이는 공격하지 않았다. 툭툭 받아치기만 했다.
다만 방향과 높이가 지저분했다.
아케치가 전위 쪽에 가까우면 후위로, 오른편에 서 있으면 왼편으로, 높낮이도 변화를 줘 가며 셔틀콕을 때렸다.
아케치가 결정타를 꽂으려다 실책을 거푸 범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전개가 또렷했다.
3게임 인터벌 이후 천위페이 공격 득점은 18-15, 19-18에서 꽂은 푸시 2방이 유일했다.
15-8, 16-13에서 천위페이는 아케치 범실을 끌어내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특히 16-13에서 아케치 언더 클리어 실책을 유도해낸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아케치 공격을 안정적으로 받아내면서 좌우 구석을 날카롭게 찌르는 하프 스매시를 연이어 꽂아 끝내 클리어 실수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마무리'가 아쉬웠다.
아케치에게 추격 불씨를 허락했다.
2005년생 샛별은 천위페이 오른편을 깊숙이 두들기는 직선 공격 2방으로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17-18까지 바투 추격했다.
하나 이번에도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천위페이에게 푸시를 내줘 18-20 매치포인트에 내몰렸고 이후 언더 클리어가 뒷선을 벗어나면서 고개를 떨궜다.
천위페이가 21-18로 힘겹게 일본 샛별을 일축하며 대회 8강행을 확정했다.

천위페이는 앞서 32강전서도 카루파테반 렛샤나(말레이시아·30위)를 2-1(19-21 21-15 21-17) 역전승으로 간신히 돌려세웠다.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스물여섯 계단이나 낮은 상대와 1시간 6분에 이르는 혈전을 벌였고 세 게임 도합 53점이나 내주는 불안한 경기력을 보였다.
아케치와 16강에서도 다소 불안정한 내용으로 에이징 커브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지 못한 분위기다.
승첩을 이어 갈 경우 대진표상으론 4강에서 안세영과 맞붙는다. 세계 22위, 30위 랭커를 상대로 보인 컨디션을 고려하면 한국인 여제와 만남은 대단히 녹록지 않은 승부가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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