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인가, 재계약 불발→이적 성공→90도 인사 후 친정 울렸다…무려 '7이닝 무실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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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최원영 기자] 얄궂은 운명이다.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웨스 벤자민(33)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98개로 맹활약했다. 팀의 5-0 승리에 공을 세웠다. 벤자민의 시즌 성적은 7경기 41⅓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2.61이 됐다.
상대가 KT라 더욱 각별했다.
벤자민은 2022년 KT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그해 5월 부상으로 이탈한 윌리엄 쿠에바스 대신 대체 외인으로 팀에 합류했다. 총 17경기 96⅔이닝서 5승4패 평균자책점 2.70을 선보였다. 재계약을 맺은 벤자민은 2023년 29경기 160이닝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3.54로 미소 지었다. 한 번 더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4년엔 28경기 149⅔이닝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4.63을 만들었다.

2024시즌 종료 후 KT는 벤자민과 결별을 택했다. 벤자민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해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어 11월 초 팀에서 방출됐다.
올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KT가 아닌 두산에 둥지를 틀었다. 두산은 외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오른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자 지난 4월 6일 부상에 따른 6주 단기 대체 외인으로 벤자민을 영입했다. 총액 5만 달러(약 7500만원)를 안겼다.
벤자민은 4월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KBO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4⅔이닝 무실점으로 출발했다. 26일 LG 트윈스전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3⅔이닝 4실점(3자책점), 8일 SSG 랜더스전서 5이닝 4실점으로 주춤했다.
14일 KIA 타이거즈전서 6이닝 4실점(2자책점)을 빚은 벤자민은 21일 NC 다이노스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맹위를 떨쳤다.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다음 상대가 바로 KT였다. 27일 두산의 안방에서 친정팀과 마주한 벤자민은 공을 던지기 전 원정팀 더그아웃 및 관중석 쪽을 향해 모자를 벗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후 씩씩하게 투구를 선보였다.
1회초 삼자범퇴로 가볍게 출발했다. 2회초엔 샘 힐리어드의 우전 안타, 허경민의 중견수 뜬공, 김상수의 투수 땅볼로 2사 2루에 처했다. 후속 장성우는 유격수 강습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박찬호가 공을 놓쳤지만 재빨리 주워 주자의 상황을 살폈다. 2루 주자였던 힐리어드가 홈까지 달리자 강하고 정확하게 홈으로 송구했다. 힐리어드를 아웃시켜 이닝을 마무리했다.
벤자민은 3회초 탈삼진 3개로 기세를 높였다. 4회초도 삼자범퇴였다. 5회초엔 1사 후 김상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벤자민의 폭투로 1사 2, 3루. 오윤석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태서 포수 태그아웃, 이강민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6회초엔 다시 삼자범퇴로 이닝을 삭제했다. 7회초까지 깔끔한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KT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벤자민이, 이번엔 KT 타선을 꽁꽁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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