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12억이나 줬는데 아직 1경기도 쓰지도 못하다니… 웃픈 현실? 팀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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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형우(삼성)와 박찬호(두산)라는 야수진의 핵심 자원을 잃었다.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예고된 일이었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데려올 만한 자원 또한 마땅치 않았다.
KIA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불펜과 수비를 보강해 ‘지키는 야구’를 강화하기로 했다. 득점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운드와 뒷문을 더 탄탄하게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난해 리그 평균자책점 9위까지 처진 불펜을 보강할 필요가 있었다. 외부에 눈을 돌렸고, 이 전략에는 당연히 내부 FA인 조상우 이준영을 잡는 것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끝까지 협상이 쉽지 않았던 조상우에 비해 좌완 이준영(34)은 비교적 무난하게 합의점을 도출했다. 3년 총액 12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총액 6억 원·인센티브 총액 3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 일단 집토끼 단속에 성공한 것이다.
이준영은 슈퍼스타급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KIA 불펜에서 활약하며 나름의 입지와 영향력을 가진 자원이었다. 강력한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어 특히 좌타자 상대로는 항상 먼저 호출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2016년 1군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1군 통산 출전 기록만 무려 400경기였다. 2022년 17홀드를 비롯, 최근 4년간 43홀드를 올렸고 지난해에도 57경기에 나갔다.

이준영이 활약하는 기간 동안 여러 젊은 좌완들이 나오기는 했으나 궁극적으로 이준영이 했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의 몫을 100% 대체한 선수는 없었다. KIA가 괜히 이준영에게 총액 12억 원을 투자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런 이준영이 6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1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울 만한 일이지만, 또 뜯어 보면 마냥 울 만한 일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단 아직 1군에서 던지지 못하고 있는 문제의 시발점은 부상이다. 수술을 받거나 장기 재활이 필요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왼 팔꿈치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았다. 그래서 시범경기에도 나가지 못하고 재활군에 있었다. 재활을 거쳐 4월 16일 퓨처스리그(2군)에서 처음으로 공을 던졌다.
이후 2~4타자씩을 상대하며 꾸준하게 출전했고, 퓨처스리그 8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고, 재활 등판이라고 보기에는 많이 던졌다. 그럼에도 올라오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아직 구속이 다 회복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몸 상태에 기복이 있어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투자 실패로 씁쓸함이 남지만, 이준영이 없어도 팀 불펜이 잘 나가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현재 KIA는 안정적인 불펜의 힘을 앞세워 승률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3년 총액 20억 원에 계약한 김범수가 좌완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다. 김범수 또한 좌타자에게 강한 선수로, 이준영과 어느 정도 임무가 겹치지만 더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다.

여기에 최지민의 경기력이 올해 반등하면서 추격조로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근래에는 때로는 이기는 경기에도 나가면서 코칭스태프에 여유를 더해주고 있다. 또한 최근 팔꿈치 수술 재활을 마치고 곽도규까지 1군에 돌아왔다. 곽도규 역시 좌타자에 상당히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투수다. 일단 1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세 명의 좌완이 1군 불펜에서 나름의 기능을 하고 있어 당장 이준영이 그립지는 않다.
이준영이 정상 컨디션을 찾으면 KIA는 좌완진에 옵션을 하나 더 가진다. 현재 KIA 불펜은 1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로 필승조는 어느 정도 세팅이 완성된 성황이다. 이준영도 1군에 올라오려면 현재 1군에 있는 불펜 좌완 중 최소 한 명은 제쳐야 하는 셈이다.
오히려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길게 던질 수 있는 롱릴리프가 필요하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여기에 전상현 이태양 홍건희가 돌아오면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3년 FA 계약을 한 선수가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에서, KIA 불펜 내부의 경쟁이 얼마나 가열되고 있는지가 잘 드러난다. 이준영으로서는 씁쓸한 일이지만, 팀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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