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다윗이라고? 골리앗 안우진에 안 밀렸다… 'KIA 역대 4번째 대업' 전율의 6이닝 노히터, '에이스 포텐셜' 잘 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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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는 선발 매치업에서 한쪽으로 쏠리고 있었다. 키움은 리그 최고 투수인 안우진(27)이 등판한 반면, KIA 선발은 2년 차 투수 김태형(20)이었다. 무게감에서 꽤 큰 차이가 났다.
물론 안우진이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날 80~90구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이었다. 한 경기를 다 책임져 줄 수는 없어도 만들어주는 것은 가능했다. 안우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었다. 100% 컨디션이 아닌 데도 이 정도 성적이었다.
반면 김태형은 큰 기대와 달리 올 시즌 제구 문제에 시달리면서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시즌 8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5.78에 그치고 있었다. 25이닝에서 내준 볼넷이 16개였다. 가진 것은 많지만, 아직 조합된 완성형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어찌 보면 무게감 넘치는 골리앗과 아직 덜 다듬어진 다윗의 대결이었다.
그러나 이 대결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다윗이 이기거나 선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실제 이날도 그랬다. 안우진이 못 던진 것은 아니었다. 4이닝 동안 61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5회까지 투구를 이어 가지 못했다. 오른쪽 검지와 중지에 물집이 잡혔다. 더 투구를 이어 가는 게 쉽지 않았다.

안우진이 잘 던졌지만 키움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경기가 예상 외로 팽팽하게 흘렀다. 김태형이 올 시즌 최고 투구, 아니 개인 경력에서 최고 투구를 펼치면서 안우진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 김태형의 투구는 KIA의 승리와 4연승을 이끌었다. 개인 경력에서 1군 첫 승이 아주 기분 좋게, 또 대단하게 올라갔다.
김태형은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동은 81개의 공을 던지며 무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개인 경력에서 첫 6이닝 소화(종전 최다 5이닝 2차례)였고, 당연히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이었다. 아직 영점이 잡히기 전인 1회 선두 타자 서건창, 그리고 3회 1사 후 박주홍에게 볼넷을 내준 것을 제외한 흠 잡을 곳 없는 피칭을 하며 버텼다.
이날 김태형은 최고 시속 152㎞를 기록한 포심패스트볼 36구(평균 149㎞)를 바탕으로 슬라이더와 올 시즌 새롭게 장착한 스위퍼 등을 잘 섞으면서 키움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타석당 투구 수를 최대한 줄이면서 6회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은 채 갈 수 있었다. 안우진을 상대로 바짝 긴장했던 KIA는 김태형의 호투 속에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나갈 수 있었고, 안우진이 내려간 뒤 키움 불펜을 공략해 5-2로 이기고 4연승을 달성했다.
김태형은 이날 무피안타 선발승을 달성했는데, 이는 KBO리그 역대 44번째,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 4번째,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는 1984년 방수원(노히터), 1989년 선동열(노히터), 그리고 2008년 전병두(6이닝 1볼넷 6탈삼진)만 달성한 것으로 김태형이 오래간만에 그 계보를 이었다.

한편으로 선발 첫 승리를 무피안타로 장식한 KBO리그 역대 7번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 기록은 종전 구대성(1993년 빙그레), 강윤구(2009년 히어로즈), 이태양(2013년 NC), 신정락(2014년 LG), 맥과이어(2019년 삼성), 그리고 송영진(2023년 SSG)이 달성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에서는 김태형이 처음이다.
1회 서건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줄 때까지만 해도 쉽지 않은 하루가 예상됐다. 직전 등판인 17일 롯데전에서도 4⅓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단 두 개였으나 볼넷을 4개 내줬다. 제풀에 무너지는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김태형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안치홍 임병욱 이형종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고 가장 어려운 1회를 넘겼다.
안치홍은 절묘한 커맨드의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았고, 임병욱은 슬라이더로, 그리고 이형종은 우타자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스위퍼를 던져 모두 헛스윙을 유도했다. 결정구를 모두 다른 구종으로 던졌을 정도로 구종 구사에 자신감이 엿보였다.
2회부터 6회까지는 안정감 있는 투구로 승리투수 요건에 이어 퀄리티스타트 자격까지 채웠다. 2회는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요리했고, 3회 1사 후 박주홍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 12타자를 연속 범타 혹은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깔끔하게 상대 타선을 해치웠다. 기본이 된 패스트볼의 컨트롤이 나쁘지 않았던 가운데 유리한 카운트에서 패스트볼·체인지업·스위퍼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힘차게 경기를 마쳤다.

그 사이 선배들도 김태형의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KIA는 5회 선두 김규성의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연 것에 이어 김태형의 우중간 2루타로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박재현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았다. 6회에는 아데를린이 좌월 솔로포로 1점을 보탰고, 7회에는 2사 만루에서 김도영이 좌측 담장을 맞고 떨어지는 결정적인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리며 5-0까지 달아났다.
불펜도 7회 김범수 조상우가 무실점을 합작했다. 7회 이날 팀의 첫 피안타 이후 김범수가 다소 흔들렸으나 2사애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가 깔끔하게 이닝 문을 닫았다. 8회 최지민이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막았고, 5-1로 앞선 9회에는 마무리 성영탁이 실점을 하기는 했으나 위기 상황에서 대량 실점 없이 1이닝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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