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호에게 패한 산토스, 경기보다 더 커진 SNS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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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현재 산토스는 국내 격투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경기 외적인 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팩스에서 열린 경기에서 최두호에게 2라운드 TKO 패배를 당했다. 경기 자체는 뜨거웠다.
문제는 경기 후였다. 브라질로 돌아간 산토스는 SNS 영상을 통해 "내가 한국인이 된 것 같다. 두 눈이 다 감겼다"고 말했고, 이어 양손 검지로 눈을 찢는 행동을 반복했다. 이른바 '슬랜트 아이(slant-eye)' 제스처로 해석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는 서구권에서 오랫동안 동양인을 희화화하거나 비하할 때 사용돼 온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동 중 하나다.
논란이 커지자 산토스는 결국 한국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한국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한국이나 한국 문화를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영상은 빠르게 확산됐고, 국내외 팬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몰라서 그랬다"는 말로 끝낼 수 없는 이유
이번 논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반응 중 하나는 "브라질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문화권에 따라 특정 행동에 대한 인식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는 결국 '글로벌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다.
특히 UFC처럼 전 세계 팬을 상대로 운영되는 단체에서는 더욱 그렇다. UFC는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시장 확대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메인이벤트에 배치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특정 인종의 외형적 특징을 희화화하는 듯한 행동은 단순한 실언 이상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스포츠계에서는 동양인을 향한 눈찢기 행동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왔다. 축구, 농구, 야구는 물론 격투 스포츠에서도 유사 사례가 계속 나왔다. 어떤 이는 노골적인 조롱 의도를 드러냈고, 또 어떤 이는 장난처럼 행동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같은 상처를 남겼다.
실제로 유럽 축구계에서는 이 같은 행동이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징계 사례도 등장했다. 팬이나 선수의 동양인 비하 제스처가 영상으로 퍼질 경우 구단 차원의 사과가 나오고, 일부는 출장 정지나 벌금 징계를 받기도 했다.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번 용인되기 시작하면 그것이 곧 문화처럼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과했는데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인종차별 문제는 한 번의 사과로 완전히 끝나는 경우가 드물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후의 학습과 변화다.
이번 논란은 산토스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사회적 기준을 계속 확인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시켰다. 실제로 과거에는 해외 방송이나 스포츠 현장에서 동양인 흉내를 내며 눈을 찢는 행동이 아무렇지 않게 소비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비판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많은 국가에서 명백한 인종차별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변화는 반복된 지적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예민하다"는 반응이 나오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 흑인 비하 표현이나 특정 인종을 희화화하는 분장 문화가 과거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같은 이유다. 스포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SNS 시대에는 선수 개인의 행동 하나가 곧 단체 전체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UFC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느냐 역시 중요한 이유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단체들은 인종차별 이슈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정 인종을 향한 조롱을 방치할 경우 시장성과 브랜드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산토스의 행동이 악의였는지, 무지였는지는 끝까지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아시아인들이 오랫동안 불쾌함과 차별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온 행동이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반복될 때마다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 과정이 쌓이고 또 쌓여야만 "그건 해도 되는 농담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고 미래의 또 다른 산토스가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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