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호, 산토스에 역전 TKO승…"나와 싸우면 누구든 재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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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최두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메타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 Allen vs. Costa' 코메인 이벤트 페더급(65.8kg) 매치서 '윌리캣' 다니엘 산토스(31, 브라질)를 상대로 2라운드 4분 29초 왼손 보디 펀치 TKO승을 거뒀다.
산토스는 최근 한국 선수들을 연달아 꺾으며 '코리안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던 선수다. 특히 특유의 폭발적인 압박과 변칙적인 움직임은 경기 초반 최두호를 흔들었다. 하지만 최두호는 시종일관 침착했다. 오히려 2라운드부터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며 경기를 뒤집었고, 결국 통렬한 바디샷으로 피니시를 만들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최두호는 승리의 기쁨과 함께 경기 내용, 코너에서 오간 대화,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혼자 격투기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UFC 향한 감사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건 UFC를 향한 최두호의 감사 인사였다. 그는 UFC와 팬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도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두호는 "너무 고마운 존재다. 혼자 격투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단체가 있고 팬들이 있어서 내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잘 챙겨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최두호는 연속 KO승을 기록하며 다시 전성기 시절의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긴 부침을 겪었던 시간을 생각하면 현재의 상승세는 더욱 의미가 크다. 그는 최근 변화의 이유에 대해 "계속 훈련을 열심히 해서 더 가치 있는 선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트 대표가 내 가치를 인정하고 재계약해줬다. 그게 더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서 더 화끈한 시합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UFC에 감사하다"고 강조한 그는 단순히 승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위치 자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미래에 대한 질문에서도 그는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두호는 "지금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매순간 발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승리가 더 특별했던 이유는 상대가 '코리안 킬러'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토스는 앞서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높이고 있었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분명 쉽지 않았다. 산토스는 특유의 스텝과 큰 동작, 빠른 연타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최두호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산토스가 너무 테크니컬하고 터프했다. 근접전으로 싸우고 싶어한다는 걸 느꼈고, 순간 나도 그러면 근접전에서 누가 더 센지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맞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내가 생각한 대로 싸울 수는 없다. 상대가 잘했고 강해서 그런 부분에서 내 게임플랜이 잘 안 나왔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최두호는 다소 수세적인 모습이었다. 산토스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뒤로 밀리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공격을 허용한 뒤 가드에 의존하는 모습이 반복됐고, 평소보다 손이 잘 나가지 않는다는 인상도 있었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는 완전히 달랐다. 경기 흐름 자체가 바뀌었다. 그 중심에는 코너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조언이 있었다.
최두호는 "1라운드 끝나고 정찬성이 형이 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너무 맞지 말고 주먹을 같이 내야 한다고 해서 정신을 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누가 더 센지 싸워보자는 마음으로 2라운드에 임했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왜 이렇게 말렸어? 우리가 준비한 대로 산토스가 크게 들어오는 건 다 똑같다"며 답답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연타를 할 때 가드로만 막고 있는데 그걸 끊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게 들어오면 플라잉 니킥도 되고, 펀치가 세 개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한편 "똑같은 패턴에 계속 당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흐름을 바꾸기 위한 공격적인 선택을 주문했다.
정찬성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짚었다. 그는 "모션 잘하고 잽 잘하고 있는데 들어오면 멈춘다"며 "붙고 클린치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네가 끊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협적인 펀치가 아무것도 없는데 가만히 있으니까 문제다"며 적극적인 카운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케이지에 몰았을 때 들어가지 마라. 백스핀 블로 들어온다"고 조언했다.

경기를 끝낸 결정적인 장면은 바디 공격이었다. 최두호는 피니시 순간에 대해 매우 침착하게 설명했다. 그는 "산토스가 잽을 많이 허용한 뒤 가드를 바짝 올려서 배가 비어 있었다, 그래서 바디샷을 날렸다"고 말했다. 이어 "연습에서 맨날 하는 것이다"며 자신 있게 웃었다.
실제로 최두호의 왼손 바디샷은 정확하고 간결했다. 큰 동작 없이 빈 공간을 파고들었고, 산토스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 난타전 끝에 만들어낸 KO였지만, 마무리 자체는 냉정하고 계산된 공격이었다.
이번 승리로 최두호는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최근 승리가 모두 KO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피니시 능력은 다시금 UFC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역시 이제는 랭커와 싸울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최두호는 경기 후 랭킹 15위 파트리시우 핏불(38, 브라질)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랭커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긴 모든 경기가 KO다, 핏불과 경기해도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상대 파이팅 스타일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최두호는 "핏불이 원래 재밌는 경기를 하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와 싸우면 그 선수와도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긴 시간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했던 최두호의 UFC 커리어는 다시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그는 과거처럼 감정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때 체급내 최고 유망주 중 한명으로 주목받던 그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 다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방식은 여전히 가장 최두호다운 KO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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