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결의' KIA 특급 유망주, 'ERA 2.61' 환골탈태 어떻게 가능했나…"삼자범퇴 한번도 안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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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군에 가기 전에는 삼자범퇴 이닝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KIA 타이거즈는 올해 특급 유망주 김태형을 향한 기대가 컸다. 2025년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KIA에 입단, 지난해 9월 이후 대체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5선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속 150㎞를 웃도는 직구의 구위는 첫해 확인했고,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변화구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게 필수였다. 기존에 쓰던 슬라이더는 더 다듬고, 포크볼 대신 킥체인지업을 장착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스위퍼 역시 팀 외국인 투수인 아담 올러에게 새로 배워서 추가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정착하는 드라마는 없었다. 의욕이 앞섰던 탓인지 자꾸 마운드에서 꼬였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5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는데, 2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⅓이닝 5실점에 그친 뒤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은 KIA 타선이 3회까지 무려 12점을 지원해 김태형이 첫 승을 챙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12-1로 앞선 4회 1사 후 이재현과 김지찬, 류지혁에게 3연속 안타를 맞아 12-3으로 쫓기고, 최형우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12-5까지 좁혀지면서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은 지난달 22일 2군행을 통보받기 전까지 4경기에서 1패, 14⅔이닝, 평균자책점 7.98에 그쳤다.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한번도 4회에 마운드를 밟은 적이 없었고, 타자와 아예 싸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김태형이 삼성이랑 할 때 우리가 먼저 빅이닝을 만들었는데, 첫승을 하고 싶은 욕심에 그날 마운드에서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엄청 쫓겼다. 그리고 나서는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삼자범퇴 이닝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투수가 삼자범퇴를 못 한다는 것은 자기 투구 리듬이 계속 상대 팀한테 넘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안타가 나오고, 볼넷이 나오면서 계속 투구 리듬을 뺏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머리를 식히고 돌아온 게 주효했다. 김태형은 지난달 27일 울산 웨일즈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6안타 1볼넷 1사구 2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 코치는 "2군에서 한 경기를 던졌지만, 결과가 좋았다. 삼자범퇴 이닝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지가 투구 리듬을 조금 얻은 것 같다. 아직은 결정구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운영 능력은 미숙하긴 하지만, 그래도 (김)태형이에게는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고 바라봤다.
1군에 돌아온 김태형은 고등학생처럼 머리도 빡빡 깎으며 결의를 다졌다.


김태형은 1군 복귀 당시 "요즘 잘 안 풀려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자 미용실에 가서 다 깎았다. 약간 고등학교 때 스타일로 잘랐는데, 앞으로 잘됐으면 한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은 황동하에게 5선발을 내준 대신 롱릴리프로 임무를 다했다. 대체적으로 투구 내용이 좋았고, 덕분에 17일 대구 삼성전에 다시 선발 등판할 수 있었다. 완봉승 후유증을 겪고 있던 올러에게 추가 휴식을 부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김태형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어느 정도는 살렸다. 4⅓이닝 2안타 4볼넷 2삼진 5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KIA는 16대7로 이겼다.
선두타자를 실책으로 내보낸 이닝은 여지없이 실점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3회 선두타자 양우현이 3루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하자 다음 타자 박계범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 3루까지는 버텼지만, 김성윤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5-1이 됐다.
7-1로 앞선 5회.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첫승을 챙길 수 있었는데, 선두타자 박계범이 유격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하자 와르르 무너졌다. 다음 타자 장승현은 안타. 김상준은 삼진으로 잡아 1사 1, 2루. 여기서 적시타를 맞았던 김성윤을 만나자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이어 베테랑 최형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7-2로 좁혀졌다. KIA는 결국 투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등판한 김범수가 2차례 더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조상우가 강민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을 때 김태형의 마지막 책임주자 최형우까지 득점해 7-6까지 쫓겼다.
김태형의 2차례 실책 여파로 비자책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야수들의 실책이 티 나지 않게 감쌀 수 있는 위기 관리 능력을 보완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김태형은 이날 직구(34개)와 슬라이더(26개) 체인지업(10개) 스위퍼(11개) 커브(1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2㎞까지 나왔는데, 4회 이후로는 150㎞대 공이 나오지 않았다. 변화구도 볼이 거의 절반이었다. 아직은 다듬을 게 많지만, 그래도 다음 등판을 기대할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김태형은 이날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의리의 빈자리에 일단 한번 더 들어간다.
1군 복귀 후 4경기 성적은 10⅓이닝, 평균자책점 2.61이다.
KIA는 김태형이 차기 에이스 기대주에게 꼭 필요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믿는다.
이 코치는 "나는 김태형이 마운드에서 단기적으로는 점수를 주지 않아서 좋아졌다고도 하지만, 결국 이 선수가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밑거름이 필요하다. 밑거름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지금 우리가 잘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선수도 잘 헤쳐나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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