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미소 “타점 200개 페이스 아닌가” KIA의 괴수 타격, 위즈덤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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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KIA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5·시애틀)은 119경기에서 35개의 홈런을 쳤다. 이는 30홈런을 기대했던 KIA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여기에 1루와 3루 모두 수비를 소화하며 부상자들에 비상이 걸린 KIA 내야에서 수비로도 나름 공헌했다.
한 시즌에 35개의 홈런을 쳤다면 그 자체로도 재계약 대상자다. KBO리그 역사상 35홈런을 치고 재계약에 이르지 못했던 외국인 타자는 메이저리그 진출 등 개인 사정이 있는 선수가 아니고서는 없었다. 하지만 KIA는 고심 끝에 위즈덤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극명하게 드러난 선수여서다.
위즈덤은 지난해 팀의 중심 타선에서 활약했지만 득점권을 비롯한 클러치 상황에서 약하다는 단점을 드러냈다. 바깥쪽 코스에 약점이 간파된 후로는 KBO리그 상대 투수들이 좀처럼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해결을 해야 할 상황에서 스스로 급하게 스윙을 하다 무수한 삼진을 당했다. 시즌 초반에는 출루율이라도 좋았지만 이 출루율마저 갈수록 저조한 타율에 수렴해 갔다.
결국 위즈덤은 지난해 119경기에서 타율 0.236, 출루율 0.321에 그쳤고 KIA는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 위즈덤의 답답한 득점권 생산력은 정반대의 유형, 즉 에버리지가 높은 유형의 좌타자인 해럴드 카스트로와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KIA가 시즌 내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카스트로도 부상으로 이탈했고, KIA는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오히려 위즈덤과 비슷한 스타일인 아데를린 로드리게스(35)와 계약했다. 아데를린은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으나 마이너리그 레벨에서 20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우타 거포 유형이다.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경력도 있어 KBO리그 팀들의 집중적인 관찰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 아데를린이 6주 대체 선수로 오자 놀란 구단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 아데를린은 입국 후 적응 절차 없이 곧바로 경기에 나섰고, 예상대로 좋은 장타력을 보여주며 KIA 중심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데뷔 후 첫 4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한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시즌 10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275, 5홈런, 1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7을 기록 중이다. 나무랄 것 없는 성적인 것 같지만 불안한 점도 있다.
바깥쪽과 높은 코스에 약점이 있고, 생각보다 배드볼 히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팔이 길어 바깥쪽 공을 맞히려는 욕심에 헛스윙도 꽤 자주 나온다. 강타자지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배드볼 히터였던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있다. 43타석에서 볼넷은 2개뿐으로 출루율은 0.302로 낮은 편이다. 오히려 지난해 초반 위즈덤의 전반적인 성적보다 못하다는 시선도 있고, 실제 수치를 봐도 그렇다.
하지만 이범호 KIA 감독의 평가는 나쁘지 않다. 위즈덤과 다른 구석이 있다. 바로 찬스 때 득점을 불러들이는 능력이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위즈덤에게 부족했던 것이 아데를린에게 보인다는 게 이 감독의 판단이다. 실제 아데를린의 득점권 타율은 0.333이고, 경기당 타점이 1.4개에 이른다.

이 감독은 아데를린에 대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면서 “‘매력적이다’라고 느끼는 것은 꼭 해야 할 때는 한다. 중요할 때 치고 타점이 많다. 그 정도면 (타점이) 200개 페이스 아닌가. 그런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을 할 줄 안다는 느낌도 조금 있는 것 같다”면서 “중심 타선은 주자 없을 때 치는 게 아니라 주자 있을 때 치는 게 중요하다. 그런 것들에 있어서는 잘 적응해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 잘 쳐주고 있다”고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KIA는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는 제법 있다. 하지만 최형우(삼성)의 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팀 내 최고 타자이자 앞에 둬도 좋은 스타일인 김도영을 과감하게 2번으로 당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델를린이 김도영 뒤에서 타점을 생산하면서 이 문제를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15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왔다. 이날 아데를린의 출루는 안타 한 번뿐이었다. 전체적으로 타격 성적이 좋은 건 아니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2-1로 앞선 6회에는 선두 김도영이 3루타를 치고 나가자 곧바로 초구에 타격을 해 우전 적시타로 김도영을 불러들였다.
해결 능력을 갖추면서 타율과 출루율, 그리고 홈런 능력까지 모두 갖췄다면 좋겠지만 사실 그런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무언가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KIA는 해결 능력이다. 아데를린은 그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다. 남은 기간 중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가리는 여정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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