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생명 갉아먹는다" 트럭 시위 속, 쿠싱은 또 뒷문 잠가줬다…'105⅔이닝 페이스'로 계약 종료 임박, 마무리는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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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분노한 한화 이글스 팬들의 성토 속에서도 잭 쿠싱은 계약이 끝나기 직전까지 팀에 헌신해 주고 있다.
쿠싱은 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삼진 하나를 묶어 '퍼펙트'로 정리하며 팀의 11-3 승리를 지키고 시즌 3호 세이브를 수확했다.
전날 불펜 투수만 6명을 쏟아부은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 왕옌청이 6⅓이닝 3실점으로 선전하며 마운드 소모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3점 차로 맞서던 8회에 득점권 상황이 나오면서 결국 쿠싱을 일찍 투입해 멀티 이닝을 맡겼다.

이날 등판 결과로 쿠싱의 시즌 성적은 13경기(1선발) 17⅔이닝 1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09가 됐다. 불펜으로 한정하면 12경기 14⅔이닝 평균자책점 4.30이다. 표면적인 기록만 보면 그리 특출나다고 하긴 힘들다.
하지만 현재 한화의 사정과 쿠싱의 등판일지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 불펜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6.30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6점대고, 시즌 내내 세이브는 단 4개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이닝 소화량(155⅔이닝)과 연투 횟수(33회)는 1위로 부담은 크다.

특히 심각한 수준의 제구 불안이 이어지면서 결국 적극적인 승부가 가능한 쿠싱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오웬 화이트의 부상 대체 선수로 합류한 쿠싱은 선발 투수로 기용될 예정이었으나 졸지에 마무리 역할을 맡게 됐다.
등판 일정이나 시점이 규칙적이지도 않고, 등판 빈도도 높다. 쿠싱이 처음 불펜으로 투입된 지난달 16일을 기점으로 한화가 치른 20경기 중 쿠싱은 무려 12경기에 나섰다. 5경기당 3번꼴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 가운데 4번이 멀티 이닝이었다. 연투는 비교적 적었으나 애초에 등판 빈도가 이렇게 높아서야 선수에게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는 구조였다. 불펜이 아닌 선발로 준비하던 선수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말이다.

실제로 불펜 전환 이후 쿠싱의 페이스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86경기 105⅔이닝이라는 끔찍한 수치가 나온다. 쿠싱의 불펜 전환 시점에서 한화가 이미 15경기를 소화했음을 고려해 129경기로 환산해도 77경기 94⅔이닝이다.
이런 모습에 한화 팬들은 6주 계약으로 합류한 쿠싱을 '소모품'처럼 이용하면서 단기 혹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 주중부터 63빌딩,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등 각지에서 진행 중인 '트럭 시위'에서도 이런 대목이 드러난다.
7~8일 서울 63빌딩 앞에서 진행된 시위에서 한화 팬들은 "선수 생명 갉아먹는 한화 이글스, 한화생명 이름값 부끄럽지 않나"라며 구단 계열사이자 스폰서인 한화생명을 연관시켜 구단에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쿠싱에 대한 '혹사' 수준의 높은 의존도는 또 하나의 문제를 야기한다. 뒷문 공백이다. 쿠싱의 계약 기간은 조만간 끝난다. 화이트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등판하며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로테이션을 고려할 때 다음 주중 또는 주말 시리즈에서 돌아올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구멍이 숭숭 뚫린 선발 공백은 해결할 수 있지만, 반대로 쿠싱 한 명에게만 의존하던 뒷문이 대문짝만하게 열린다. 문제는 현재 한화 불펜진에서 쿠싱을 빼면 최후방을 맡길 만큼 안정적인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쿠싱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른 투수들이 짐을 나눠 들면서 마무리 테스트를 받아 쿠싱 이탈 후의 공백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완전히 무너져있는 김서현이 금방 제 모습을 찾아 다시 마무리를 맡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단기 알바'를 혹독하게 굴리는 근시안적인 임시방편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판이다. 더 이상 불이 떨어질 발등도 없는 '비상 상황'에 놓인 한화가 뒤늦게라도 슬기로운 대책을 찾을 수 있을까.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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