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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or보기]윤이나가 윤이나 했다…실력은 돌아왔지만, 정직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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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디or보기]윤이나가 윤이나 했다…실력은 돌아왔지만, 정직은 오지 않았다







[버디or보기]윤이나가 윤이나 했다…실력은 돌아왔지만, 정직은 오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윤이나로 돌아온 윤이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윤이나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공동 4위에 오른 직후다. 그가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비로소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러나 그 기사는 곧 ‘윤이나가 윤이나 했다’는 제목으로 바뀌어야 했다. 윤이나가 미국의 골프 전문지 골프위크와 한 인터뷰 내용 때문이다.

셰브론 챔피언십 기간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인터뷰에서 윤이나는 2022년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있었던 오구 플레이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연히 예견된 질문이었다. 루키 시즌이었던 지난해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벌써 3차례나 ‘톱10’에 드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미국 언론의 현미경 검증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발언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하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다. 자신의 과오를 완전히 망각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윤이나는 “당시 티샷한 볼이 러프에 빠졌다. 다른 선수들이 공 찾는 것을 도와줬는데 다음 티샷을 할 때까지 그 공이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2022년 8월 대한골프협회(KGA) 상벌위원회에 회부됐을 때의 소명과 다르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 발언이었다.

그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캐디가 그냥 치라고 했는데 듣지 말았어야 했다. 바로 신고했어야 했는데 너무 긴장되고 무서웠다. 컷 탈락했으니 괜찮겠지 싶었다. 주변 사람들도 별일 아닐 거라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오구 플레이를 ‘캐디 탓’으로 돌린 게 알려지면서 국내 골프팬들이 분노했다.

윤이나는 부정행위가 알려진 직후 K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소집한 상벌위원회에 참석했을 때도, 3년간 출전 정지에서 1년6개월로 경감돼 KLPGA투어에 복귀했을 때도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눈물 흘리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골프위크 인터뷰는 4년 전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4년 전 속죄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건 당연했다. 망각을 너머 보기에 따라서는 자기 합리화로까지 읽혀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문제의 캐디가 발끈했다. 기자회견을 통해서라도 당시 진실을 꼭 밝히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였을까. 윤이나는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서둘러 밝혔다.

그는 “당시 인터뷰는 경기 직후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설명하는 과정에 있어 표현이 충분히 신중하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자신의 생각인지, 매니지먼트사의 권유에 의한 것인지 모를 입장문은 이어졌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책임은 선수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그 책임을 결코 다른 누구에게 돌릴 의도는 없었음을 말씀드린다”며 오구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고 성숙한 자세로 모든 순간에 임하며 팬 여러분께 신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이나의 발언은 양치기 목동의 “늑대가 나타났다”로 들릴 뿐이다. 윤이나 스스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다. 일련의 과정에서 그의 발언은 손바닥 뒤집듯 바뀌었다.

세마스포츠마케팅도 소속 선수의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 “선수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그런 점에서 매니지먼트사도 이번 논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골프 역사상 부정행위나 규칙 위반을 고백하고 다시 투어의 주역으로 복귀해 성공한 사례들은 꽤 있다. 그리고 진실된 고백은 때로 팬들의 용서와 더 큰 응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마스터스 대회를 만든 보비 존스(미국)는 1925년 US오픈 1라운드 어드레스 때 공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고 스스로 신고했다. 경기위원조차 아무도 본 사람이 없어 벌타를 줄 필요가 없다고 했으나 존스는 스스로 1벌타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는 1타차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존스의 정직함은 그를 골프의 전설로 만들었다. 1930년에 골프 역사상 전무후무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해에 4대 메이저 대회 석권)을 달성하며 골프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됐다.

블레인 맥칼리스터(미국)는 오구 플레이를 스스로 고백하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복귀해 성공한 사례다. 그는 1990년대 초반의 한 대회에서 오구 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맥칼리스터는 자진 신고했다. 실격 처리됐음에도 그를 향한 비난은 거셌다.

하지만 그는 이후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아 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팬들은 그의 실수를 비난하기보다 진실을 말한 용기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이처럼 부정행위를 하고도 성공한 선수가 있는 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우가 있다. 그것을 가르는 요소는 고백의 타이밍, 일관된 태도, 실력이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는 일관된 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중대한 과오를 스스로 소환해버린 윤이나의 이번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의 반성이 진정성을 얻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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