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가 안 불러주실 줄 알았는데..." 결승타 고승민, 쐐기포 나승엽...'돌아온 탕아'들이 이끈 롯데 승리 [수원 리뷰]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7 조회
- 목록
본문

[더게이트=수원]
"팬들께서 응원가를 안 불러주실 줄 알았는데...솔직히 울컥했습니다."
어제는 사죄의 기자회견을, 오늘은 수훈선수 인터뷰를. 30경기 징계를 마치고 1군에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과 고승민이 나란히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 응원가 합창이 안타가 나오고 홈런이 터질 때마다 조금씩 커지더니, 나중에는 응원석 전체에서 크게 울려 퍼졌다.

1회 실책 고승민, 3회 역전 2루타로 갚다
선취점은 KT가 먼저 올렸다. 1회말 선두타자 김민혁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와 포수 악송구로 3루를 밟았다. 여기서 최원준의 2루 땅볼 때 고승민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안타 없이 실책 2개로 KT가 1점을 선취했다.
끌려가던 롯데는 3회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전민재의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손성빈의 타구가 병살타가 되나 싶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1사 1루가 됐다. 여기서 장두성이 좌전안타로 징검다리를 놓았고, 1회 실책의 빌미를 제공했던 고승민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주자 둘을 한꺼번에 불러들였다. 2대 1, 롯데 역전.
6회에도 고승민이 먼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빅터 레이예스가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나승엽이 해결사로 나섰다. 나승엽은 KT 선발 케일럽 보쉴리의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퍼올려 우측으로 띄워 보냈다. 우익수가 따라가다 멈춰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비거리 130미터짜리 타구가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4대 1로 달아나는 나승엽의 2점 홈런. 롯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4타자 연속 안타로 2점을 더 보태 6회에만 4득점, 6대 1로 승기를 굳혔다.
나승엽은 경기후 "솔직히 넘어갈 홈런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면서 "전 타석에서 기회가 왔을 때 땅볼 병살타에 그쳤는데, 투수 보쉴리의 킥이 빨라서 늦었다고 판단했다. 그 다음 타석 때는 좀 더 빨리 준비해서 치자고 생각했는데, 커브가 들어오면서 타이밍이 맞았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7회에도 롯데의 공세는 이어졌다. 레이예스의 2루타로 잡은 무사 2루 찬스. 나승엽 타석 1-1 상황에서 경기장 인근 화재 연기가 유입되며 23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하지만 장시간 중단에도 나승엽의 집중력은 살아있었다.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주권의 투심을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7대 1. 전준우의 좌전안타와 윤동희의 중전 적시타까지 이어지며 롯데는 8대 1로 달아났다.
타선이 16안타 8득점으로 활발하게 지원하는 동안 투수진도 호투로 화답했다. 선발 제레미 비슬리는 6이닝을 비자책 1실점으로 막으며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갔다. 7회 이후는 현도훈-박정민-구승민이 차례로 올라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구승민은 지난해 9월 25일 이후 8개월여만의 1군 등판을 무실점 호투로 장식했다.

"4번 타자인 줄 몰랐다"…나승엽, 응원가에 울컥
경기후 취재진과 만난 나승엽은 4번 타자 배치를 경기 당일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나승엽은 "야구장에 도착해서 오더를 보고 알았다. 솔직히 4번 타자는 예상을 못 했는데, 감독님께서 이렇게 믿어주셔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징계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3군 드림팀에서 코치님들께서 너무 잘 지도해 주시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연습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타격폼도 조금 손봤다. "레그킥을 하면 몸이 벌어지는 경향이 있어 고치려 했다. 레그킥만 다를 뿐 요점은 똑같다. 코치님들이랑 계속 그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으로 돌아온 나승엽에게 팬들의 응원가는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그는 "솔직히 처음에는 안 불러주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불러주셔서 울컥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직도 계속 죄송스럽고, 매 게임 이기기만 하겠다. 오늘은 잊고 내일은 또 복귀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속죄포'나 '야구로 보답한다'는 말이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 그래도 주어진 징계를 소화하고 돌아온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것. 고승민과 나승엽은 이날 그 일을 해냈다. 이렇게 한 경기씩 마일리지를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물론 그건 두 선수가 하기에 달렸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