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그럴 때 번트 안 댄다, 근데 한국이니까" 김경문은 SSG를 비난한 걸까 [신화섭의 스포츠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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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SSG 랜더스 관계자가 이런 말을 했다면 최지훈(29·SSG)을 비난하는 걸까, 두둔하는 걸까.
지난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SSG의 경기. 한화 선발 류현진(39)은 5회까지 15명의 타자를 퍼펙트로 막다가 1-0으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초구에 3루쪽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류현진은 5안타와 2볼넷을 더 내주고 6실점하며 무너졌다. 결국 한화는 3-14로 졌다.
최지훈의 번트는 이른바 '야구의 불문율'을 어겼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대기록을 코 앞에 둔 8, 9회도 아니었고, 더욱이 1점 차 박빙 승부였다. 꽉 막혀 있는 팀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플레이였다.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 당시 기자들과 김 감독의 정확한 대화 내용은 이랬다.
기자 : 류현진 선수가 정말 5회까지 압도하다가 번트 하나가….
김경문 : 글쎄 말이야. 그러니까 그... 한국 하고 미국의 차이는, 그런 기록이 나갈 때 미국은 번트를 못 대게 돼 있어요.
기자 : 불문율로….
김경문 : 그렇지. 미국은. 그런데 상대는 뭐 우리 한국이니까…. 어쨌든 뭐 지금 SSG가 잘 하는 팀이니까. 현진이가 너무 잘 던졌는데, 좀 아쉽지.

"아쉽다"는 표현 역시 '최지훈의 번트가 아쉽다'가 아니라 '류현진이 잘 던지다가 실점한 것이 아쉽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SSG가 잘 하는 팀"이라는 말로 상대의 플레이를 칭찬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SSG와 최지훈을 비난하는 투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오히려 시비가 붙으면 '내 탓, 우리 탓'을 먼저 하기도 한다. 2024년 6월 한화 투수 박상원(32)이 KT 위즈에 10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삼진을 잡고 세리머니를 하자 상대 팀에서 지나치다며 항의해 경기 후 벤치 클리어링까지 발생한 일이 있었다. 이때 김경문 감독은 "야구는 하면서, 배워야 할 건 배워야 한다. 내가 (선수들을) 더 가르치겠다"고 자책하고 박상원에게 이튿날 KT를 찾아 사과를 하게 했다.

프로야구 감독은 화려해 보이는 듯하지만 외로운 자리다. 경기 전 선발 라인업부터 수많은 선택을 직접 해야 하고, 또 책임도 져야 한다. 불펜 투수를, 부진한 중심 타자를, 써도 욕 먹고 안 써도 지탄을 받기 일쑤다. 흔히 말하듯 야구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30경기, 전체 시즌의 5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사랑은 곧 믿음과도 통한다. 조금 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한화에도, 김경문 감독에게도, 그리고 팬들에게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신화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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