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보물 불펜이 ‘86이닝 페이스’ 비상등? KIA 불펜의 아이러니, 계속 이렇게는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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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불펜 난조로 크게 고전했던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태양 김범수 홍건희 등 불펜 투수들을 의욕적으로 수집하며 보강에 열을 올렸다. 최형우 박찬호의 이적으로 타선이 예전만 못한 만큼, 이제는 지키는 야구가 필요하다는 데 현장과 프런트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일치한 결과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지난해에 비해 드라마틱하게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필승조가 잡을 경기들은 잡아주며 조금씩 바뀐 흐름이 보이고 있다. 홍건희는 부상으로 꽤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울 예정이지만, 이태양이 1이닝을 잡아주는 필승조로 자리했고 김범수는 경기의 기복은 있으나 그래도 5개의 홀드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 정해영과 8회 셋업맨인 전상현이 각각 경기력 조정과 부상으로 2군에 갔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공백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마무리를 지어야 할 투수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불펜의 신데렐라였던 성영탁(22)이 넓은 의미에서의 ‘2년차 징크스’ 없이 경기를 마무리해주고 있는 게 크다. 아무리 앞선 불펜 투수들이 잘 던져도 마무리가 흔들리면 타격만 두 배인데 성영탁의 안정감은 놀라울 정도다.
성영탁은 26일까지 시즌 12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0.60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안타율은 0.196,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80에 불과하다. 지난해 성적이 워낙 좋았기에(45경기 평균자책점 1.55) 현상 유지만 해도 대성공이라고 봤는데 올해 성적이 더 좋아진 것이다.

성영탁은 지난해보다 평균 구속을 2㎞ 정도 더 끌어올렸다. 빠른 공보다는 투심패스트볼의 무브먼트, 그리고 정교한 제구력과 커맨드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이었는데 올해는 최고 시속 140㎞대 후반의 공을 던지면서 헛스윙까지 유도하는 선수로 업그레이드됐다. 실제 지난해보다 헛스윙 비율이 두 배 늘면서 결정적인 순간 무기를 하나 더 장착했다. 지난해는 투심과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았다면, 올해는 체인지업까지 섞어 던지면서 진화를 과시 중이다.
이런 성영탁의 성장은 정해영이 경기력 조정차 2군으로 내려갔을 때 KIA 불펜이 흔들리지 않는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중간에서 아무리 잘 던져도 중압감이 넘치는 마무리 보직으로 가면 기량이 100% 안 나오는 선수가 있는데 성영탁은 오히려 더 집중력을 과시하며 철벽 면모를 과시 중이다. 정해영이 구위를 회복하고 돌아온 지금도 좋은 마무리 경쟁이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투구 이닝이 많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성영탁은 올해 KIA의 25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12경기에 등판했다. KIA가 5할 승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경기 출장 수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12이닝에서 벌써 15이닝을 던졌다. 시즌 86이닝 페이스로 이는 지속 가능한 수치가 아니다.
임시 마무리를 맡은 뒤 이닝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경기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닝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11일 대전 한화전부터 8회에 투입돼 1⅔이닝을 던졌고, 18일 두산전 1⅓이닝, 19일 KT전 2이닝, 25일 롯데전 1⅓이닝, 그리고 26일 롯데전에서도 2이닝을 투구했다. 경기 상황을 뜯어 보면 이해할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 이해가 계속 겹쳐 많은 멀티이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성영탁은 제구가 안정되어 있고, 맞혀서도 잡을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이닝당 투구 수가 많은 건 아니다. 성영탁의 이닝당 투구 수는 13.3개로 리그 최정상급 수치를 자랑한다. 오히려 그래서 멀티이닝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생긴다. 1이닝에 20개를 던졌다면 다음 이닝으로 가기가 쉽지 않은데, 10개 선에서 끊으니 벤치로서는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불펜 보강으로 활용할 만한 불펜 투수의 수는 많아졌지만, 정해영의 불펜 전진 배치와 전상현의 부상으로 정작 8~9회 결정적인 순간 활용할 수 있는 투수의 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도 연관이 있다.
1이닝 정도에 몸 상태가 맞춰져 있는 불펜 투수의 잦은 멀티이닝은 결국 체력 저하와 부상 위험도로 이어질 수 있다. 같은 투구 수를 소화하더라도 1이닝을 던지고 경기를 마치는 것과 벤치에 앉아 던질 시간을 기다리다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은 누적시 큰 차이를 보인다.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는 대목이 있었다면, 이제는 서서히 관리 방안을 찾아 적용해야 할 단계다. KIA 코칭스태프도 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정해영도 지난해 초·중반까지 팀 불펜 사정 탓에 멀티이닝을 소화하고, 투구 수 20개 이상의 등판이 잦았다. 결국 중반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지며 후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불펜 활용의 다변화, 혹은 타선의 폭발로 여유 있는 점수 차를 만드는 등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KIA가 이번 주부터는 그 방법을 서서히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는 시즌 성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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