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영구결번이 아니면, 히어로즈 그 누가 영구결번 받겠나…끝까지 고개 갸웃한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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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의 영예로운 은퇴에 팬들이 축복을 보내는 것과 별개로, 은퇴식과 영구결번 지정 여부는 끝까지 팬들에게 논란의 대상으로 남게 됐다.
키움 구단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박병호 코치의 은퇴식을 거행했다.
팬 사인회를 시작으로 감사패 및 기념 배트, 기념 액자 전달, 영상 편지 상영 등이 이어졌다. 은퇴사에 이어 박병호 부자의 시구 행사가 열렸고,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로 등록돼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 코치는 경기 시작과 함께 임지열과 교체된 후 팬들의 박수와 함께 마무리를 장식했다.

뜻깊은 행사와 함께 현역 생활을 마친 박병호 코치지만, 팬들의 반응은 마냥 좋다고 하기 힘들다. 박병호의 앞날을 축복하면서도 행사를 기획한 구단에는 비판적인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은퇴식 발표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대개 규모 있는 은퇴식은 경기가 마무리된 후 넉넉한 시간을 들여 성대하게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박병호 코치의 은퇴식이 시간이 경기 전에 열린다고 발표되며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저녁 경기도 아닌 오후 2시 경기인 만큼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팬들은 은퇴식과 행사를 위해 이른 시간부터 경기장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현장 발권도 당초 12시로 예정된 탓에 시간이 빠듯했다가, 뒤늦게야 10시로 변경됐다.
은퇴 기념 상품을 경기장 매장에서만 '현장 판매'로 제공하는 것도 지적됐다. 사정상 경기장을 찾을 수 없는 팬들은 물건을 구할 수도 없게 됐다. 수주 예약 판매라는 방법을 두고도 이런 선택을 내린 이유를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별 엔트리 등록 여부도 알려지지 않아 갑론을박이 일었다. 키움 구단은 이후 박병호 코치 본인이 선수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특별 엔트리 등록을 알리며 당초 '서프라이즈'로 특별 엔트리를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먼저 발표한다고 말했다.
구단에서 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러 해명을 했으나 은퇴식 당일까지 팬들의 부정적 평가는 이어졌다. 당초 우려대로 경기 전 촉박한 시간에 은퇴식을 진행한 탓에 박병호 코치가 구단에 기여한 바에 비해 규모가 아쉽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결정적으로 팬들이 원하던 영구결번 소식이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 히어로즈 사상 첫 영구결번이 나오리라는 전망이 컸기에 반대급부로 실망도 컸다.
박병호가 키움에서 갖는 의미는 단순히 '전성기를 누렸다'라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2011시즌 중 당시 넥센에 입단한 후 4번 타자로 맹활약하기 시작하면서 '만년 하위권' 신세던 히어로즈가 우승 도전이 가능한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히어로즈에서만 MVP 2회, 1루수 골든 글러브 5회, 홈런왕 5회, 타점왕 4회 등 온갖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2010년대 '히어로즈 박병호'는 구단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었다.

일각에서는 박병호 코치가 LG 트윈스에서 데뷔했고, KT 위즈로 이적한 뒤 삼성 라이온즈까지 거치며 여러 팀을 돌아다닌 후에야 은퇴했다며 영구결번의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이적 여부를 두고 영구결번의 '자격'을 논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MLB는 선수가 자의로 타 팀 이적을 택했다 하더라도 영구결번을 받는 사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2개 이상 구단에서 동시에 영구결번 처리되는 선수까지 나올 정도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시애틀 매리너스 2팀에서 나란히 51번을 영구결번 처리한 랜디 존슨이 대표적이다.


MLB보다 영구결번의 허들이 높은 한국은 '원클럽맨' 여부가 암묵적인 영구결번의 기준점으로 작용한 측면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FA 시장의 활성화와 트레이드의 증가로 선수의 이적 가능성이 훨씬 커진 지금도 이 기준을 적용하는 건 구시대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애초에 박병호 코치는 2021시즌 후 FA 시장에서 히어로즈로부터 유의미한 제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KT행을 택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온전한 '자의'로 이적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적 여부를 배제하고 히어로즈에서 남긴 발자취와 박병호 코치가 갖는 상징성을 보면 영구결번을 못 받아선 안 되는 수준이다. 넥센-키움에서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MLB로 간 이정후조차도 전성기 박병호 코치의 '임팩트'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정론이다.
한편으로는 현재 박병호 코치가 52번을 사용하는 점이 영향을 줬으리라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영구결번이 된 전직 선수가 해당 번호를 코치로 다시 사용하는 데는 별다른 제약이 없다. 한화 이글스 코치 시절 송진우(21번), 장종훈(35번)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다보니 박병호 코치 본인이 직접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닌 이상, 구단이 박병호 코치의 5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어째선지 이날 영구결번 소식은 없었다.

당연히 팬들 사이에서의 부정적인 반응이 폭발하고 있다. 박병호 코치가 영구결번을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 누가 히어로즈 소속으로 영구결번을 받을 수 있겠냐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서라도 키움 구단이 박병호 코치의 5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길 바라는 팬들의 주장도 커지고 있다. 과연 박병호의 52번은 히어로즈의 '영원'으로 남을 수 있을까.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스포탈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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