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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가라, 가라” 배트 들고 한참 서 있던 KT 김민혁, 콜업하자마자 스스로 잡은 기회 “TV로 경기보다보니 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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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가라, 가라” 배트 들고 한참 서 있던 KT 김민혁, 콜업하자마자 스스로 잡은 기회 “TV로 경기보다보니 분하더라”




지난 2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연장 11회말 KT 2번 타자 김민혁이 타석에 섰다.

김민혁은 KIA 홍민규의 5구째 직구에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김민혁은 배트를 높이 든 채로 공을 계속 바라봤다. 체공 시간이 꽤 길었다. 그리고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다. 경기가 이 홈런으로 끝났다.

지난 2024년 8월 18일 수원 두산전에서 상대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홈런을 친 후 2년 만에 나온 자신의 두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이날 김민혁은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도중 우측 어깨 통증을 느꼈고 재활에 매진했다. 부상을 털고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린 김민혁은 기존 주전 자원들 중 안현민, 허경민 등이 빠진 틈을 타 1군의 부름을 받았고 2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도 바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팀의 단독 선두를 이끄는 홈런도 뽑아냈다. 동료들의 시원한 물세례도 맞았다.

김민혁은 “내가 볼카운트 1S-2B에서 체인지업을 치지 않고 참지 않았나. 그때 내 몸의 밸런스가 너무 좋은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욕심을 내도 되겠다 싶어서 직구 타이밍에 배트를 내면 장타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과가 홈런이 되어서 놀랐다”고 했다.

타격하고 나서도 배트를 들고 한참 타구를 바라본 김민혁은 “처음에는 넘어갔다고 확신했다. 배트를 들고 바라보고 있는데 펜스에 맞을 것 같은 거다. 그래서 ‘가라, 가라, 가라’라고 말하다 보니 그렇게 들고 있었다”라며 웃었다.

최근까지 김민혁은 퓨처스리그에서도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올 시즌 8경기에서 29타수 6안타 타율 0.207에 머물렀다. 이강철 KT 감독도 김민혁이 그나마 최근 2경기 연속 안타를 친 부분을 보고 1군으로 올린 것이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장타를 뽑아낼 수 있었던 건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민혁은 2군에 있던 기간이 “정말 좋았다”라고 돌이켜봤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열심히 하는데 나도 20~21살 때의 기억이 생각났다. 나에게 1군 자리가 당연한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더라. 그래서 어린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타격에 대해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돌이켜봤다.

2014년에 KT에 입단해 이제는 중고참 급에 속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김민혁은 “후배들이 먼저 다가오기 쉽지 않은 나이가 됐다. 그래서 내가 한 명 한 명 더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대화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마음가짐과, 야구를 어떻게 대해야 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라, 가라, 가라” 배트 들고 한참 서 있던 KT 김민혁, 콜업하자마자 스스로 잡은 기회 “TV로 경기보다보니 분하더라”




그러던 중 이강철 KT 감독의 “김민혁의 콜업 계획은 없다”라는 발언이 담긴 기사를 봤다. 김민혁은 “지난해까지는 내가 자리가 있지 않았나. 그래서 아파도 콜업이 되곤 했는데 이번에 감독님의 말을 접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김민혁이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었다. 지난해 신인왕인 안현민이 성장했고 비시즌 동안 외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김현수, 최원준 등 외야 자원들이 더 들어왔다. 김민혁은 그때까지만해도 기회는 줄겠지만 1군에서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민혁은 “한정된 기회 속에서 내가 할 것을 하려고 했는데 어깨를 다치고 시즌 시작을 재활군에서 하다 보니까 TV 중계로 경기를 보는데 좀 분하더라”며 “내가 경기를 못 나가더라도 저기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가, 팀이 잘 나가는 걸 보니 ‘내가 없어도 결국에는 돌아가는구나. 이게 프로의 세계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를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언제 1군의 부름을 받을지도 모르면서 열심히 하는 2군 후배들을 보면서 더 자극이 됐다. 김민혁은 “그 선수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더라. 나도 1군에 올라가는 게 당연한 게 아니고, 저 친구들한테도 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맞이한 기회를 김민혁은 잘 살렸다. 그는 “내가 이렇게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나는 이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선수고 꾸준하게 이런 모습을 보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라고 자신을 낮췄다.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다시 백업 자리로 물러나야 될 지 모른다. 김민혁은 “내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심은 당연히 있다. 선수라면 경기에 매일 나가야 내 가치를 높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도 “설령 내가 뒤에서 준비하더라도 내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걸 지키려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혁은 앞으로도 팀에서 자신을 찾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그는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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