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이범호’ 탄생인가… 우승 감독→8위 추락 폭격 쑥대밭, 감독이 가장 독기 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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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인 이범호 KIA 감독은 감독 부임 후 2년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터진 팀 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최고의 성과에 이은 급격한 추락이라는 드라마틱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4년 캠프 기간 중 감독으로 선임된 이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답게 팀을 빠르게 장악하며 혼란을 수습했다. 감독의 전술적 능력을 떠나 팀을 다잡고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가장 중요했는데 오랜 기간 팀에서 현역 및 지도자 생활을 한 이 감독은 이 전환기를 매끄럽게 이끌며 적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뚝심 있게 구상을 밀어붙이며 팀을 장악했고, 결국 이는 2024년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으로 이어졌다. 선수들이 가진 능력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적시적소에 배치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며 주축 선수들의 대활약을 이끌었다. 일부 비판적 요소가 있기는 했지만 ‘우승 감독’ 타이틀은 모든 것을 지우고도 남음이 있었다. 시즌 뒤 최고 대우를 포함한 3년 연장 계약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저조한 팀 성적 속에 온갖 비판에 시달렸다. 팀이 부상 악령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나 이를 적절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부진에 빠진 기존 선수들을 계속 신뢰하는 등 라인업과 선수단 운영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감정이 표정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적 시각에서 감독에게 바라는 장면은 아니었다.

팀이 잘 나갈 때는 이를 뒤에서 밀어줄 수 있는 묵직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팀이 흔들리거나 구상을 수정해야 할 때 임기응변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던 것은 사실이다. 일부 야구 관계자들은 “너무 성공을 빨리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첫 해 우승으로 정작 초보 감독이 으레 겪는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2025년 모든 게 한꺼번에 찾아온 셈이 됐다.
그런 이 감독은 오프시즌 당시 “잘못 운영한 것이 무엇이었을까 생각도 많이 하고, 올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전력이 약화된 상황이었고, 팀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가진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밤낮을 고민했다. 그 결과는 조금씩 나오고 있다. 오프시즌, 그리고 초반부터 던진 승부수가 빛을 발하면서 이 감독의 이미지 또한 점차 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최형우 박찬호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이라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공격력 약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서 노선을 바꿨다. 2024년처럼 타선이 상대 마운드를 맹폭할 수는 없는 만큼, 지키는 야구를 더 강화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부터 수비 강화를 위해 단내가 나는 훈련을 시켰다. 이 감독 스스로가 선수들에게 냉정해졌다. 노선 변화의 첫 시작이었다.
다른 팀들은 다 투수를 뽑는 아시아쿼터를 유격수 자리에 투자하기로 하고, 반대로 이태양 김범수 등 불펜 보강을 구단에 요청해 불펜 선수층을 든든하게 쌓았다. 역발상이었다. 펑펑 쳐서 이길 수 없는 만큼 작전이나 1점을 짜내는 야구 또한 세밀하게 다듬고 준비했다. 이는 올 시즌 초반 수비 1위, 제러드 데일의 활약, 달라진 불펜의 무게감으로 이어지며 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수단 운영도 더 유연해지고, 또 과감해졌다. 이 감독은 굳이 나누자면 베테랑들을 신뢰하고, 주전 선수들 위주로 시즌 구상을 짜는 편이었다. 이는 지난해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크게 고전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1·2군 순환을 통해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필요하다 싶으면 소신대로 라인업을 조정하며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없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그 시점이 상당 부분 앞으로 당겨졌다.
오프시즌 자신의 최대 기대주였던 오선우 윤도현이 기대에 못 미치자 곧바로 2군에 보냈고, 대신 박상준 박재현 등 ‘지금 당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중용해 성공을 거뒀다. “지금 컨디션이 우선이다”는 몇 차례 강조가 빈말이 아님을 과시한 것이다. 마무리 정해영도 부진이 이어지자 일찌감치 2군으로 내리고, 불펜을 빠르게 재편했다. KIA는 정해영이 내려간 뒤에도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불펜은 합심해 위기를 막아냈다.
그렇게 시즌 초반 고비를 넘기고 6연승 행진을 달린 KIA다. 시즌을 충격적인 패배와 성적으로 시작했으나 어느덧 5할 승률을 넘기고 상위권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무리하게 운영을 한 것도 아닌데 순리대로 하니 성적이 좋아졌다. 이 성과는 이 감독에게 현재의 변화에 대한 확신을 주고, 더 과감한 선수단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성장’이라는 단어는 우승 감독에게 어울리지 않지만, 이 감독은 두 타이틀을 다 쥘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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