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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볼질, 감독은 방관… 눈 뜨고 못 볼 ‘저질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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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내고 고문당하는 기분.” “스트라이크 던지면 벌금 내나요?” “눈 뜨고는 보기 힘든 저질 야구.”

지난 14일 프로야구 한화 팬들은 삼성전이 끝나자 분노를 쏟아냈다. 이날 한화는 홈구장에 만원 관중을 모아놓고 ‘불명예 대기록’을 달성했다. 9이닝 동안 사사구 18개를 내주며 5대6 역전패를 당한 것. 이는 1990년 LG의 한 경기 최다 사사구(17개)를 36년 만에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투수는 볼질, 감독은 방관… 눈 뜨고 못 볼 ‘저질 야구’




한화는 이날 선발 문동주의 호투로 6회까지 5-0으로 앞서갔지만, 불펜이 가동되면서 순식간에 흐름을 내줬다. 구원 투수 8명이 등판했는데, 그중 7명이 사사구 1개 이상을 기록했다. 7회 볼넷 밀어내기로 첫 실점한 한화는 8회에는 두 차례 볼넷 밀어내기와 폭투로 3점을 헌납했다. 9회에도 볼넷 밀어내기를 두 번 더 허용하며 2점을 줬다. 특히 8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김서현은 극심한 제구 난조로 1이닝 동안 사사구 7개를 내주며 자멸했다. 이날 삼성은 방망이를 휘둘러 낸 점수가 단 1점도 없이 가만히 서서 거저 6점을 얻었다. 한화는 15일에도 18안타를 맞고, 사사구 10개를 헌납하며 5대13으로 대패했다. 최근 5연패로 롯데와 공동 7위(6승 9패)다.

지난 시즌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1위(3.55)였다. 33승을 합작한 ‘최강 원투 펀치’ 코디 폰세(미국)-라이언 와이스(미국) 등 탄탄한 선발진에 김범수·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구축해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팀 평균자책점, 경기당 사사구 허용 등 대부분 투수력 지표가 10팀 중 최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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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실점 위기를 넘겨야 할 불펜진이 매일 불을 지른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8.30으로 압도적인 꼴찌다. 박상원과 정우주, 김서현 등 구원진의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는 2.00을 훌쩍 넘겼다. 경기 막판 가장 믿을 만한 투수들조차 한 이닝에 최소 두 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다는 뜻으로, 그만큼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5경기 동안 리그 최다 실책(19개)으로 수비까지 불안해 투수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대로 스트라이크조차 못 던지는 투수들의 실력이 1차 원인이겠지만, 구단 프런트의 안이한 판단 역시 마운드 붕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한화는 시즌을 앞두고 폰세와 와이스가 떠난 데 이어, 불펜의 핵심이던 김범수와 한승혁까지 FA(자유계약)와 보상 선수 이동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운드 약화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지만, 구단은 100억원을 투자해 강백호를 영입하며 타선 보강에 무게를 실었다.

투수진은 기존 자원과 아시아쿼터 선수 왕옌청으로 버티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시즌 개막과 동시에 한계를 드러냈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새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미국)마저 지난달 왼쪽 햄스트링 근육이 파열돼 전력 공백이 커졌다. 대체 선수로 합류한 잭 쿠싱(미국)은 지난 12일 선발 등판에서 3이닝 3실점으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이 부진하자 15일 쿠싱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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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의 ‘믿음의 야구’를 둘러싼 논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서현은 지난 시즌 33세이브를 올렸지만, 정규리그 후반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제구 난조로 급격히 무너지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정규리그 1위가 걸린 SSG전에서는 9회 2사 이후 2점 홈런 두 방을 허용했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9회 추격의 2점포를 맞으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모두 흔들리던 김서현을 제때 교체하지 않은 김경문 감독의 오판이 빚은 결과였다.

14일 삼성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서현은 땅에 꽂히는 공을 연달아 던지는 등 제구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은 사사구 7개를 내줄 때까지 교체하지 않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김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김서현이) 마치 처음 던지는 투수처럼 던지더라”고 했다. 한화 팬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처음 던지는 것 같았으면 빨리 안 바꿔주고 뭐 했나” “감독이 팀과 김서현 모두를 망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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