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지상파서 못 본다고?” 시청자들 ‘발작 버튼’…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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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안방극장에서 사라질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중계권을 선점한 JTBC와 지상파 3사 사이의 ‘수천억원 대 이권 갈등’이 끝내 평행선을 그리며, 첨예한 ‘쩐의 전쟁’으로 변질되면서다. 정부의 긴급 중재마저 무색해지면서,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당한 국민들의 분노 섞인 ‘발작 버튼’이 마침내 눌렸다.
31일 체육계 및 방송가 등에 따르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김종철 위원장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지상파 3사(KBS·MBC·SBS) 및 JTBC 사장단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6월 월드컵 개막 전 사실상 마지막 ‘대타협’의 장으로 이목이 쏠렸으나, 핵심 쟁점인 중계권료 재판매 가격에서 양측은 입장 차만 확인했다. 현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실무 협상의 끈은 놓지 않겠지만, 오늘 간담회에서 유의미한 진전은 없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지상파 3사 사장단은 JTBC 측에 세 가지 요구안을 전달했다. 핵심 키워드는 ‘책임론’과 ‘상생’이다. 첫째, JTBC가 보유한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의 재판매 관련 실무 협상은 이어간다. 둘째, JTBC의 단독 입찰로 무너진 중계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비롯해 2030년 월드컵 등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대해서는 지상파 3사와 JTBC 그리고 다른 방송사 등이 참여하는 ‘코리아 컨소시엄’을 구성해 논의한다. 셋째, 이번 중계권 사태를 촉발한 JTBC 쪽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은 오늘 간담회에서 처음 논의한 내용으로 앞으로도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상파 측의 사과 요구에는 침묵을 지키며 냉랭한 기류를 이어갔다.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은 20년 넘게 유지되던 공동 구매 관행인 ‘코리아풀’(Korea Pool)의 붕괴에 있다. 그간 과도한 중계권료 인상을 억제하고 ‘전 국민 무상 시청’의 보루 역할을 해온 완충지대가 사라지자, 기업 간의 무한 경쟁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 침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뒤늦게 사장단은 향후 모든 방송사가 참여하는 ‘코리아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차기 대회부터 적용될 ‘사후약방문’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만성적인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상파 입장에서는 수백억원의 적자가 예정된 계약에 서명하는 행위 자체가 경영진의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이러한 사태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월드컵=공짜’라는 공식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온라인상에서는 ‘기업들의 돈 싸움에 국민의 볼 권리만 볼모로 잡혔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공적 가치가 자본 논리에 밀려 표류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정부의 강력한 행정 지도나 극적인 막판 대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축구 팬들은 뜨사상 초유의 ‘월드컵 블랙아웃’이라는 서늘한 풍경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누구나 어디서든 즐기던 ‘국민 축제’가 거대 기업들의 수천억원 대 이권 다툼에 가로막혀, 특정 플랫폼이나 유료 채널의 전유물로 전락할 기로에 서 있다.
권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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