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더 강렬했던 장면…자제와 배려 보여준 오타니 리더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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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 정세영 기자
일본 야구의 상징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실력만큼이나 리더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본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을 8-6으로 꺾었다.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이날도 특급 존재감을 과시했다. 2-3으로 뒤진 3회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2타수 2안타, 홈런 1개, 사사구 2개로 공격을 이끌었다.
눈길을 끈 것은 활약 못지않은 리더로서의 모습이었다. 오타니는 3회 말 동점 홈런을 친 뒤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안타나 홈런 뒤 ‘말차를 휘젓는 동작’을 하기로 약속했다.
‘차를 끓여 내다(お茶を点てる)’라는 표현에 쓰이는 한자 ‘점(点)’이 야구의 ‘득점(点)’과 같다는 데서 착안한 이른바 ‘말차 세리머니’다. 일본 선수들은 대만과의 1차전에서 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때린 뒤 말차를 휘젓는 동작을 하며 득점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쳐왔다.

하지만 오타니는 더그아웃을 향해 손짓하며 동료들을 진정시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기쁨에 도취하기보다는 이제 겨우 동점을 만들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특히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다시 집중해 역전을 노려야 한다는 뜻이 담긴 행동. 일본 언론도 이 장면을 두고 ‘벤치를 진정시키는 제스처’라고 표현하며 오타니의 리더십을 조명했다.
경기 뒤 오타니는 “다 같이 선취점을 빼앗겼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성급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동점을 만들고 벤치가 안정감을 되찾자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상대인 한국을 향한 배려도 돋보였다. 오타니는 경기 뒤 공식 인터뷰에서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훌륭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일본과 비슷할 정도로 꼼꼼한 타격을 하는 정말 훌륭한 타선이라고 생각한다. 막강한 상대와 접전을 벌인 좋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실력은 물론 행동과 말 한마디까지 주목받는 오타니는 이날도 일본 대표팀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타석에서는 동점 홈런으로 흐름을 바꿨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팀을 다잡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슈퍼스타가 왜 슈퍼스타인지 보여준 한 경기였다.
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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