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태극마크 달고 150km 세이브 따냈다…이러다 한국 오는거 아닌가 "최고의 추억, 소중한 경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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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오사카(일본), 윤욱재 기자] 아무리 연습경기라지만 보기 드문 장면이 나타났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일본인 투수가 한국 대표팀에 세이브를 안긴 것이다. 대체 어떻게 된 사연일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한국은 데인 더닝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인 더닝은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선수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8승을 거둔 경력이 있다. 투구 내용 역시 이름값 그대로였다. 3이닝 동안 탈삼진 1개를 수확하면서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
더닝이 마운드를 떠나자 송승기, 고우석, 김영규, 조병현, 유영찬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등판 계획이 있었던 투수 6명이 모두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문제는 유영찬이 8회말 2사 2루 위기에 몰리면서 투구수도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 결국 한국은 투수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등판 계획이 있던 투수 6명을 모두 소진한 상황. 그렇다면 누가 마운드에 올라온 것일까.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것은 분명한데 등번호와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도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 선수였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소속 우완투수 이시이 코키가 한국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일까. 사실 이미 계획된 일이었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준비된 투수 6명으로 9이닝을 다 던지지 못할 수도 있다. 이들이 다 투구를 하고 나면 일본 독립리그 투수 2명이 대체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에는 투수 15명이 있다. 이미 대다수 투수들이 2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연습경기에 출격했기에 굳이 이날 경기까지 나와 연투할 이유는 없었다. 5일 체코전 등판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도 마찬가지.
때문에 한국은 이미 일본 독립리그 투수 2명을 확보한 상태에서 일본프로야구 구단들과 연습경기에 나섰다.


진짜 놀라운 순간은 따로 있었다. 8회말 2사 2루 위기에 등장한 이시이는 시속 149km에 달하는 빠른 공을 앞세워 탈삼진을 수확, 주자의 득점을 막고 이닝을 끝냈고 9회말 구원투수로 나온 고바야시 타츠토가 등판해 1이닝 퍼펙트로 봉쇄, 한국이 8-5 승리를 확정한 것이다. 이시이와 마찬가지로 도쿠시마 소속인 고바야시는 최고 구속 150km를 찍었다. 과거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으나 방출 통보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팀 승리를 지켜준 이시이와 고바야시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바야시는 엉겁결에 세이브까지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의 세이브를 거둔 일본인 투수라니. 아마 앞으로도 보기 힘든 장면이 아닐까 싶다.
고바야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이정후, 김혜성 등 한국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최고의 추억으로 남았다. 감사하다"라면서 "한국 대표팀의 서포트 멤버로 이틀간 동행했다. 소중한 경험을 주셔서 감사하다. 9회 1이닝을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잘 막아서 다행이었다. 나 역시 굉장히 자극이 되는 이틀을 보냈다. 성장이 필요함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해프닝도 있었다. 8회 이시이가 구원 등판했는데 전광판에는 고바야시의 이름이 뜬 것이었다. 반대로 9회에는 고바야시가 등판했지만 전광판에 뜬 이름은 이시이였다. 주최 측에서 혼동을 일으키자 결국 방송 화면에도 잘못된 이름이 송출되기도 했다.
고바야시는 "전광판과 TV 중계에서 표기가 이시이와 혼동이 있었다. 9회에 투구한 선수는 고바야시다"라고 바로 잡아 눈길을 끌었다.
한국 팬들에 깊은 인상을 남긴 이들은 앞으로 어떤 야구 인생을 펼치게 될까. 일본프로야구 진출이 여의치 않다면 KBO 리그행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올해 KBO 리그는 아시아쿼터제를 도입, 여러 일본인 선수들이 한국 무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언젠가는 이들이 KBO 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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