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다시 계약해주세요" 구단에 보낸 어린 딸의 손편지, 1년 1300만 달러 계약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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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
"야구는 비즈니스라기엔 너무 스포츠적이고, 스포츠라기엔 너무 비즈니스적이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냉혹한 비즈니스 논리로 돌아간다. 선수는 엑셀 시트 위 숫자로 해체되고, 온갖 지표 속에서 게임 캐릭터처럼 능력치로 평가받는다. 감정이 끼어들 틈이라곤 바늘구멍만큼도 보이지 않는 세계다.

고사리손으로 꾹꾹 눌러 쓴 진심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베테랑 우완 투수 셔저와 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보장 금액 300만 달러(약 43억 5000만원)에 투구 이닝에 따른 인센티브 1000만 달러를 더해 최대 1300만 달러 규모다. 계약 발표 직후, 셔저의 딸 브룩이 지난해 구단에 보냈던 편지가 SNS를 통해 뒤늦게 공개되며 야구팬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브룩은 아빠가 FA 신분이던 지난 12월, 토론토 구단 앞으로 짧은 편지를 보냈다. "친애하는 블루제이스에게"로 시작하는 이 편지에서 브룩은 "지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해 정말 아쉬워요. 다음번엔 꼭 이겼으면 좋겠어요"라며 패배의 아픔을 겪은 구단과 아빠의 동료들을 먼저 다독였다.
이어 브룩은 "우리 아빠가 다시 팀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털어놨다. "우리 가족은 토론토에서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정말 사랑해요. 수족관과 CN 타워, 그리고 당연히 야구장도 정말 좋았어요. 다음 시즌에 꼭 다시 가기를 고대하고 있어요"라고도 적었다.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토론토는 단순한 연고지가 아니었다. 아빠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은 소중한 터전이었다.
편지가 공개되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메이저리그 데이터 전문가 사라 랭스는 자신의 SNS에 편지 내용을 소개하며 한마디를 남겼다. "야구는 최고야!" 댓글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야구를 사랑하는 이유"라는 말이 넘쳐났다.

불혹의 에이스가 꿈꾸는 세 번째 우승
셔저는 메이저리그 18년 통산 221승에 사이 영 상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두 차례, 올스타 여덟 차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탈삼진왕에 빛나는 현역 레전드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은 아쉬웠다. 엄지손가락 부상 여파로 17경기 등판에 평균자책 5.19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승부처인 가을 무대에서는 '매드 맥스'의 모습을 되찾았다. 세 차례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평균자책 3.77을 기록했고,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는 4.1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패배한 그날 밤, 셔저는 말했다. "이 공이 내 인생의 마지막 투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은 베테랑은 결국 다시 토론토 유니폼을 입게 됐다. 65이닝 투구 시 발동되는 1000만 달러의 인센티브는 셔저의 자신감과 구단의 예우가 담긴 안전장치다. 전 구단 상대 트레이드 거부권도 포함됐다.
토론토는 셔저의 합류로 케빈 가우스먼, 딜런 시즈, 호세 베리오스, 셰인 비버 등과 함께 두꺼운 선발진을 갖추게 됐다. 지난 시즌 무려 15명의 투수를 선발로 써야 했던 구단 입장에서, 셔저는 마운드의 뎁스를 더하는 확실한 카드다. 구단은 셔저의 시즌 초반 이닝과 등판 간격을 유연하게 관리하며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참이다.
딸 브룩의 소망대로 셔저 가족은 이제 다시 토론토로 향한다. 수족관도, CN 타워도, 로저스 센터 마운드도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차갑고 살벌한 비즈니스 세계 한가운데, 이런 이야기 하나가 숨 쉬고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브룩, 다시 토론토에 온 걸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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