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그렇게 애지중지했는데… 문동주는 스스로 화가 났다, 160㎞ 담을 그릇 만들까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 조회
- 목록
본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연초에 통화하면 기분이 참 좋아 보였는데…”
양상문 한화 투수코치는 다소 가라앉은 표정으로 동료들 옆에 서 있는 한 선수를 보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선수 자신일 것”이라고 했다. 문동주(23·한화)는 팀 훈련에서 제외된 채 동료들의 캐치볼과 연습경기 준비를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한창 던지고 있어야 했지만,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에 모든 구상이 다 날아갔다. 허탈한 심정은 얼굴에서도 묻어나고 있었다.
양 코치는 “작년에 도쿄에서 국가대표팀 평가전을 할 때부터 기대를 많이 하더라. 준비를 아주 잘했다. 연초에 통화를 하면 기분이 참 좋아 보였다”고 떠올렸다. 실제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문동주는 평소보다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올해 WBC 출전이 기정사실화된 몇 안 되는 선수였던 문동주는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 마음 먹고 던지는 문동주의 공은 KBO리그에서 최고 수준이었고, 국가 대항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모두가 실감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WBC 첫 출전인 만큼 준비도 잘했다. 스스로도 준비 태세가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깨 통증이 찾아왔다.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반대였기에 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문동주는 팀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열리고 있는 호주 멜버른에서 첫 불펜 피칭부터 문제가 드러났다. 어깨에 통증이 있었다. 이를 이겨내고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서 22구를 던졌다. 상태가 괜찮아져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4일 세 번째 불펜 피칭을 준비하던 도중 어깨 통증이 재발해 투구를 중단했다. 이 상황은 대표팀과도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었고, 6일 발표된 30인 최종 명단에서 빠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급히 한국으로 귀국해 검진을 받은 결과 단순 염증으로 드러나 한숨을 돌렸지만, 한화도 뜨끔한 일이었다. 문동주는 입단 당시부터 “160㎞를 던질 수 있는 신이 내린 어깨”라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 160㎞ 이상을 던지며 그 평가를 입증했다. 입단 당시부터 팀이 애지중지했다. 갑작스럽게 이닝이 불어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그간 리그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입단 첫 해부터 무리하게 공을 던지게 하지 않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다소 돌아가는 것 같아도, 향후 10년을 위해 철저하게 몸부터 만들게 했다. 2022년은 1군 28⅔이닝만 던졌다. 2023년에는 23경기에서 118⅔이닝을 소화했다.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시즌 막판 예정된 아시안게임 투구 이닝까지 관리해 결국 시즌을 강제로 끊게 할 정도였다. ‘버두치 리스트’를 피하기 위한 한화의 눈물겨운 사투였다.

그렇게 3년을 관리했고, 2025년부터는 아무런 제약 없이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2025년 시즌 전 캠프에서 어깨 통증으로 고전했고, 결국 개막전에 정상적인 투구 수를 맞추지 못했다.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또 어깨 통증으로 발목이 잡혔다. 단순 염증으로 지난해보다는 나은 어깨 상태지만 문동주 스스로도 그간 구단의 노력을 알기에 더 답답한 양상이다.
문동주는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검진 후 다시 멜버른으로 돌아와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사이판(국가대표팀 캠프)부터 운동을 너무 잘 해 왔기 때문에 나의 문제다. 정말로 열심히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뭐가 잘못됐는지 차근차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에 고개를 떨꿨다. 이어 “다른 방법도 한 번 찾아보겠다. 매년 이럴 수는 없다. 열심히 하는 것은 똑같지만,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할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할 것 같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일단 상태가 회복될 때까지 투구는 중단한다. 양 코치는 개막전에 정상 투구 개수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다만 양 코치는 “첫 등판부터 100구를 던지는 건 아니다”면서 문동주의 페이스가 조금 늦더라도 다른 투수에 비해 많이 처지지 않기를 바랐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문동주가 확실한 해답을 찾으며 시즌에 준비할 수 있을지, 한화는 물론 KBO리그의 미래가 걸린 일이 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