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日 "억울하다" 이틀 뒤 韓도 '실격'…스키협회는 무엇을 했나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2 조회
- 목록
본문
![[취재파일] 日](/data/sportsteam/image_1770858045003_15914834.jpg)
[스포티비뉴스=코르티나, 정형근 기자]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실격’이었다. 협회의 관리 소홀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의 몫으로 남았다.
8일 오후 5시 30분(한국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예선을 마친 일본의 시마 마사키가 장비 검사에서 불소 성분 검출로 실격됐다. 국제스키연맹(FIS)이 전면 금지한 성분이었다. 그는 곧바로 SNS에 “매 경기 검사를 받아왔는데 내가 왜 일부러 실격을 자초하겠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보드 일부는 음성, 일부는 양성이 나왔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며 논란은 번졌다.
이번 대회에서 단속이 엄격히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과, 검사 과정 자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동시에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틀 뒤인 10일 오후 5시 15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 한국의 이의진과 한다솜은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클래식 예선을 마쳤다. 온힘을 쏟아부은 두 선수는 각각 70위와 74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경기 후 장비 검사에서 두 선수의 스키에서 불소 성분이 검출됐다. 결과는 실격, 그리고 기록 삭제였다.
‘실격’을 사전에 대비할 시간은 있었다. 일본 선수의 실격은 단순한 개인 사례가 아니었다. 이번 올림픽이 ‘현장 즉시 단속’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였다. 당사자가 공개적으로 “억울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상황까지 더해졌다. 같은 대회에 출전 중인 각국 협회라면, 최소한 자국 선수에게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급 점검에 나설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철저한 사전 점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한스키협회는 “불소가 없는 제품을 구매했다. 왁스 회사에 항의하고 스키를 교체하겠다. 클리닝 후 점검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후 조치다. 일본 사례 이후 사용 중이던 왁스를 전면 재확인했는지, 장비를 교체하거나 추가 검증을 실시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불소프리 제품이었다’는 해명은 억울함을 강조할 수는 있어도, 위험을 차단하지 못한 이유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왁싱은 선수 개인의 선택이 아니다. 장비 준비와 성분 검증은 협회와 테크니컬 팀의 책임 영역이다. 단속이 실제로 이뤄졌고, 억울함을 호소한 선례까지 나온 상황이었다면, 선제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대한스키협회는 선제적인 전면 점검이나 장비 교체, 추가 검증에 나서지 않았다.
결국 피해는 선수에게 돌아갔다. 예선 탈락 여부와 무관하게 올림픽 공식 기록이 삭제됐다. 이번 실격은 규정을 몰라서가 아니라, 위험을 인지하고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관리 실패에 가깝다. 선수는 경기에 집중했지만, 협회는 위험을 차단하지 못했다. 그 결과 4년을 준비한 올림픽 무대의 한 장면이 기록 없이 지워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