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폭파하고, 7만석 동대문 돔구장 짓겠다"...'서울시장 출마' 전현희의 초구 돌직구 [더게이트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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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게이트=여의도]
"DDP를 폭파하고, 그 자리에 동대문 야구장을 돔구장으로 부활시키겠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철거를 공약 1호로 내걸었다. 치과의사와 변호사를 거쳐 3선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라는 빅게임에서 던진 공은 초구부터 강력했다. 4,800억 원을 들여 지은 DDP를 없애고 그 자리에 7, 8만 석 규모의 야구장 겸 K-팝 공연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민주당 후보로는 24년 만에 '강남 을'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다. 기존 민주당 후보들과 달리 성장과 도시 발전을 이야기하고 실제로 이뤄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시장이 되기 위한 핵심 승리 조건인 강남권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민주당 유일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출마를 기대하는 이가 많았다. 전 의원 스스로 "서울이 보수화된 지형에서 강남권 표심을 끌어올 수 있는 후보는 나"라고 강조하는 것도 허언은 아닌 셈이다.
박홍근(4선), 박주민(3선)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전 의원의 DDP 철거 공약은 야당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파격적인 제안이다. [더게이트]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 의원을 만나 동대문 야구장 부활 구상을 들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계속 준비해왔습니다. 그러나 다소 출마 선언이 늦었습니다.
'내란 청산'이라는 최우선 과제 해결에 집중하다 보니 출마 선언이 나중 순서가 됐어요. 국회 법사위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윤석열 내란 사태를 정리하는 게 급선무였어요. 하지만 그동안 준비를 멈춘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과 수없이 만나고 지역 민심을 살피면서 구체적인 공약을 다듬어왔어요.
준비힌 공약 가운데 대표 공약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DDP 폭파입니다(웃음).
네? 폭파요?
네, 잘못 들으신 게 아닙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동대문 운동장을 부활시키려고 합니다. 7, 8만 석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을 지어 야구와 K-팝 공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계획이에요.
DDP를 철거하겠다는 구상은 어떻게 하게 됐습니까.
저는 DDP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시행정 상징'이라고 판단해요. 김영삼 대통령이 조선총독부 건물을 폭파시켰을 때도 반대가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일제 잔재를 없앤다는 상징으로 폭파했잖아요. DDP도 마찬가지에요. 오 시장의 전시행정 상징을 폭파해야, 정말 시민들이 원하고, 상인들이 생존하는 동대문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DDP가 그 정도로 문제가 많다는 건데요.
서울시민 혈세 4,800억 원을 쏟아부어 지었는데 지금은 거대한 팝업스토어로 전락했습니다. 예산도 초기에 이야기한 것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어요. '자하 하디드'라는 유명 건축가가 설계했지만, 외형적으로도 동대문과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DDP가 들어서면서 동대문이 유령 도시가 됐다는 거에요.
유령 도시라.
DDP 주변에 가보세요. 밀리오레도 사람이 없고, 두타도 텅텅 비어 있습니다. 주변 건물들 공실률이 70, 80%에 달하는 곳도 있어요. 처음엔 DDP를 없애기보다 살려서 동대문 일대를 부활시켜보려고 여러 구상을 했어요.
답이 나왔습니까.
답이 안 나왔어요. 왜인 줄 아세요?
글쎄요.
DDP 자체가 섬처럼 고립돼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DDP 방문객 다수가 지하철로 DDP에 왔다가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 돌아가고 있어요. 동대문 상권과 전혀 연결이 안 돼요. 오히려 DDP가 상권을 죽인 겁니다.
상인들 민심도 청취했을 듯합니다.
동대문 상가 관계자분들을 수십 번 만나뵙는데 "경기가 최악이라, 관리비만 겨우 내는 상인이 부지기수"라고 하셨어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하는 상인이 정말 많아요. 1990년대 '패션 1번지'로 불리며 국내 패션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동대문이 이제는 침체를 넘어 붕괴 직전입니다.

실제로 인터뷰 전, DDP 주변 상가를 둘러보니 공실이 너무 많아 놀랐습니다. 상인 대표분들이 DDP 철거를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도 꽤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서울시는 DDP 덕분에 인접 상권 카드 매출액이 급증했다고 합니다만, 실제 그런 분위기는 거의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 DDP가 철거되면 그 자리에 정확히 어떤 시설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7, 8만 석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입니다. 단순한 야구장이 아니라 버튼 하나로 축구장, e스포츠장, 드론스포츠장에서 아레나로 변신하는 복합시설이에요.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 도쿄돔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야구, 축구, e스포츠, 드론스포츠와 K-팝 공연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어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정부에서 최근 언급한 5만석 규모의 돔구장보다도 훨씬 큰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5만 석 규모의 돔구장 건립 필요성을 제기했어요.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께 업무보고하면서 "우리도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죠. 충북 오송이나 충남 천안아산도 돔구장 유치를 위해 목소릴 내고 있고요. 다만, 현실적인 경제성을 놓고 봤을 때 서울이 최적지임을 부인할 수 없어요. 특히나 동대문은 교통, 상권, 역사성 모든 면에서 완벽합니다.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3월부터 11월까진 야구 경기에 사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원정 기간이나 비시즌엔 K-팝 공연을 여는 거죠. 야구는 3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하니까 계속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중간중간 원정 기간에 공연을 하면 적자가 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축구, e스포츠, 드론스포츠도 활용하면 365일 연간 운영이 가능합니다.
K-팝 공연장 부족 문제가 그렇게 심각합니까.
현재 국내 1만 석 이상 공연장은 인스파이어 아레나, KSPO돔 딱 2곳뿐입니다. 서울아레나도 2027년 완공 예정인데 1만8천 석에 그쳐요. K-팝 해외 매출이 연간 1조 원이 넘는데, 그중 절반이 국외 공연 매출입니다. 그런데 정작 K-팝 종주국인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어요. BTS, 뉴진스, 블랙핑크 같은 최정상급 아티스트도 국내에서 공연장을 못 잡아 국외 투어에만 집중하는 실정이죠. BTS 공연을 광화문에서 하는 게 단순히 광화문의 상징성 때문은 아닐 겁니다.
국외 가수들 내한공연에도 지장이 있겠군요.
좋은 공연장이 없으니 유명 아티스트들이 한국을 방문하지 않고 지나가는 '패싱' 현상이 발생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여태껏 내한공연을 안 하는 이유가 대형 공연장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요.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인데 2만 석도 안 되는 데서 공연할 수는 없다는 거죠. 반면 일본은 1만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 돔, 아레나가 40곳이나 됩니다. 우리와는 비교가 안 돼요. 스위프트 효과를 누릴 기회가 없는 거죠.

'스위프트 효과'란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가 8개월 만에 10억 달러, 우리 돈 1조3000억 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역대 월드투어 흥행 1위죠. 더 중요한 건 공연이 열리는 지역의 경제 효과입니다. 미국에서만 GDP를 5~7조 원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싱가포르는 스위프트 공연 유치로 1분기 GDP 성장률이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호텔, 항공 수요가 30% 증가했고요. 이게 '스위프트노믹스'입니다.
우리도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가요.
당연하죠. 우리는 BTS, 블랙핑크, 뉴진스가 있잖아요. 방탄소년단은 매년 4조7천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창출합니다. 공연 한 번 할 때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1조2천억 원이 넘는 부가가치를 냅니다. 블랙핑크도 월드투어 '본 핑크'를 통해 3,400억 원을 벌었어요. 전 세계에서 K-팝 팬들이 몰려올 겁니다.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4명이 "K콘텐츠를 접한 뒤 한국을 방문했다"는 설문 결과도 있어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서울 관광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동대문 돔구장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가 공연하는 거대한 스타디움, 남산타워 안 오각형 공연장, 이게 다 실제로는 없습니다. 외국인 팬들이 작품 속 배경을 찾아 낙산공원, 북촌한옥마을, 청담대교를 돌아다니다가 "헌트릭스가 공연한 그 멋진 공연장은 어디 있어요?"라고 물으면 "그건 상상 속 공간이에요"라고 답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동대문 돔구장은 케데헌이 만들어낸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7, 8만 석 개폐식 돔구장이 들어서면 "동대문에 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어요. 2·4·5호선이 교차하는 동대문은 케데헌 '성지순례' 코스 한복판입니다. 낙산공원 성곽길 걷고, 북촌 한옥마을 구경하고, 동대문 돔구장에서 K-팝 공연 보고, 광장시장에서 김밥 먹는 완벽한 동선이 만들어집니다. 만화 속에만 존재하던 K-팝 성지를 현실로 만드는 겁니다.
동대문이 입지가 좋은 건 사실입니다.
(엄지를 들며) 최고입니다. 지하철 2·4·5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이고, 동대문 패션 상가, 광장시장, 남산타워까지 도보권이에요. K-팝 공연장이 들어서면 주변 숙박, 식당, 상권이 다 살아납니다. 지금 죽어가는 동대문을 완전히 되살릴 수 있어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영종도에 있어서 교통 접근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고양이나 창동도 서울 외곽이죠. 동대문은 서울 중심부에 있으면서도 교통이 완벽해요.

동대문에 야구장이 생긴다면 역사적 의미도 있겠네요.
동대문 야구장은 1925년 경성운동장으로 시작해 82년간 한국 야구의 성지였습니다. 한국프로야구 개막전이 1982년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 사이에서 여기서 열렸고, 봉황대기·황금사자기 등 고교야구 대회로 늘 관중석이 가득 찼던 곳입니다. 일본엔 고시엔 구장이 있잖아요. 우리에게 동대문 야구장이 그런 곳이었어요.
야구 역사를 꽤 자세히 아시는 군요. 사실 2007년 철거될 때 반대가 엄청났습니다.

재원 조달 계획은 있습니까.
민간 투자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제가 대형 연예 기획사, 방송국 등을 만나 얘기했는데 다들 투자하겠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이 시설은 꼭 필요한 공간이에요. 자기네 아티스트들이 공연할 곳이 필요하거든요. K-팝 기획사들은 지금 공연장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민자유치'는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문제까지 논의하면서 도출해낸 결론이에요.
서울시 예산도 들어갑니까.
일부는 투입되겠지만, 대부분 민간 자본과 수익 모델로 충당합니다. 동대문 패션 상가 건물들을 디지털 광고판으로 만들어 번쩍번쩍하게 하면 광고 수익이 나옵니다. 시설 내부에 호텔과 쇼핑몰을 함께 넣으면 자립 가능합니다. 이건 돈 버는 사업이에요. 미국 매디슨 스퀘어 가든, 런던 O2 아레나처럼 민간 투자와 운영으로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DDP 철거에 비용이 들지 않습니까. 매몰비용도 상당할 거고요.
그건 감수해야죠. 하지만 지금처럼 매년 적자를 내면서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새로 짓는 시설은 수익을 낼 수 있고, 동대문 상권도 살리고, 일석이조 아닙니까. 서울시가 최근 DDP 일대 정비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는데, 제가 판단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DDP를 없애는 겁니다.
잠실에 건립 중인 돔구장과 중복되는 문제는 없을까요.
잠실 돔구장은 3만 석 규모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부지가 협소해서 5만 석 이상으로 짓기 어렵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돔구장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입니다. 인구 천만 도시 서울의 K-팝과 야구, 기타 공연 수요를 감당하려면 최소 두 개는 있어야 합니다.

오세훈 시장의 강한 반발이 예상됩니다.
당연히 오 시장이 가만히 안 있을 겁니다. '미쳤다'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많은 시민이 필요성에 공감할 거라고 믿어요. 동대문 상인들, 야구 팬들, K-팝 팬들이 우군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가장 파격적인 공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 시민을 정말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남들과 똑같은 얘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동대문의 과거를 아는 세대에게는 향수를, K-팝 팬과 젊은 층에겐 새로운 기대를 동시에 드릴 수 있는 공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을 글로벌 넘버원 도시로 만들겠다는 제 비전의 시작입니다.
강남 선거에서 이긴 경험이 큰 자산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민주당 후보로 강남에서 이긴 건 저밖에 없어요. 서울시장이 되려면 강남권 표심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저는 그 경험과 노하우가 있습니다.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하면서도 진보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후보입니다. 동대문 돔구장은 그 상징이 될 거예요.
'돈 버는 시장'이 되겠다고 하셨는데.
(환하게 웃으며) 맞습니다. 이 돔구장은 서울시 재정에 보탬이 될 겁니다. 공연 수익, 호텔 수익, 광고 수익이 나와요.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면 세수도 늘어납니다. 동대문 상권이 살아나면 일자리도 늘어나고요. 제가 국민권익위원장 시절 송현동 부지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실제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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