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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울산 왕조 리더' 이청용, '서울 전술 변질 근원' 기성용[김성수의 헤어드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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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K리그 '울산 HD 왕조'의 실질적인 선수단 리더였던 이청용이 자필 편지와 함께 울산과의 결별을 알렸다.

신태용 감독과의 갈등, 골프 세리머니, 울산과의 재계약 불발 등으로 인해 이청용에게 좋지 않은 시선이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울산 선수단을 하나로 모았고, 울산 팬들이 그토록 바라던 리그 우승에 닿게 했던 '중추'였다는 사실에도 변함은 없다.

반면 FC서울을 떠나는 순간까지 팬들의 맹목적인 지지를 받았던 기성용은 선수단의 큰형 역할을 하긴 했지만 서울 복귀 이후 리그 우승과 가까웠던 적이 없었으며, 오히려 그가 떠난 배경에는 팀의 전술을 변질시킨 것도 있었다.



그래도 '울산 왕조 리더' 이청용, '서울 전술 변질 근원' 기성용[김성수의 헤어드라이어]




울산 구단은 25일 SNS를 통해 이청용과 공식적인 결별을 알렸다. 이청용은 지난해를 끝으로 울산과 계약만료됐지만 재계약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이날부로 울산과 이청용의 협상은 끝난 것이다.

울산은 "이청용은 울산이 걸어온 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모든 순간을 오래 기억하겠다"고 결별을 알렸다.

이청용 역시 자필 편지를 통해 울산 팬들에게 이별을 알렸다. 이청용은 "울산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커리어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라며 "팬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은 제 인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다만 지난 시즌 중 제 세리머니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선수로서 분명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참으로서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더 이성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오랜 해외 생활을 마치고 국내에 돌아와 6년이나 울산에서 활약했던 이청용은 지난해 신태용 감독과 선수단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사임한 후 이청용은 신 감독을 저격하는 골프 세리머니를 해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세리머니에 대한 사과다.

다만 울산 구단의 언급처럼 이청용은 울산이라는 팀의 역사 중 가장 찬란했던 시대에 선수단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의문이 가득했던 울산으로 2020년 이적해 첫 시즌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고 이후 홍명보 감독과 함께 다시 '런던-브라질 세대'의 조합을 맞춰 2022년부터 울산의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 바로 이청용이다.

특히 기념비적이었던 울산의 17년 만의 리그 우승 시즌이던 2022년 이청용은 K리그1 MVP까지 수상했고, 이청용은 주장이든 아니든 팀의 리더로서 울산의 중심을 잡았다. 팬들 역시 그에 대한 무한한 지지를 보냈다. 전북 현대에게 밀려 리그 준우승만 반복하던 팀에 우승을 선물한 이청용은 울산 팬들에게 자부심이고 영웅이었다. 이청용 역시 우승과 왕조 건설의 중추 역할을 함으로써, 늘 우승에 도전하는 '거함' 울산에서 자신의 리더십과 존재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그래도 '울산 왕조 리더' 이청용, '서울 전술 변질 근원' 기성용[김성수의 헤어드라이어]




반면 이청용과 같은 시기인 2020년에 유럽 생활을 마치고 친정팀 서울로 복귀한 기성용은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했을지언정, 'K리그 빅4(전북, 울산, 수원, 서울)' 중 하나로 불리는 서울을 리그 우승 근처로도 이끌지 못했다. 그가 서울에 돌아왔던 2020년부터 마지막 시즌이었던 2025년까지 팀의 K리그1 성적은 9-7-9-7-4-6위였다.

그럼에도 2025시즌 도중 기성용이 서울을 떠나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하던 때, 대부분의 서울 팬들이 그와의 이별에 슬퍼하고, 김기동 감독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팀의 레전드를 어떻게 그런 식으로 보낼 수 있냐는 것.

하지만 기성용이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보여준 행동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기성용이 서울에서 뛰던 당시 김 감독의 전술 지시를 이행하다가도 경기가 안 풀릴 시 본인의 위치를 스스로 조정했고, 심지어 주변 선수의 위치와 움직임까지도 조정했다고 한다. 서울 진형의 중심에 있는 미드필더 기성용에서 시작된 변화로 인해 'A'였던 전술이 'A-1', 'A-2'로 변형을 거치다, 종국에는 아예 다른 'B'로 변질이 됐다는 것.

경기를 위해 일주일 내내 준비하고 가다듬은 전술이 경기 도중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슬그머니 변질된다면 손을 쓸 수 있는 감독이 얼마나 될까. 심지어 김기동 감독처럼 확실한 플랜A 전술을 보유하면서도 경기 중 발생하는 상대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 승기를 잡는 스타일에는 더욱 치명적인 일이다.

이에 결단을 내린 김기동 감독이 기성용에게 더 이상 기용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을 때 기성용은 벤치에라도 앉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하지만 김 감독은 기성용이 벤치에서 경기를 보며 옆에 앉아 있는 후배들에게 위치와 움직임에 대해 말하는 것 역시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했고, 그의 부탁을 단호히 거절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팀을 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것이다. 기성용이 '서울의 리빙 레전드'로 계속 남을 수 없는 이유였다.

물론 최종적으로 이청용은 아쉬운 소란, 기성용은 팬들의 눈물과 함께 팀을 떠났다. 하지만 '팀에게 어떤 선수였는가'를 평가할 때에는, 마지막으로 비친 모습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팀 성적에 끼친 영향력이 더욱 중요한 고려 요소로 보인다.



그래도 '울산 왕조 리더' 이청용, '서울 전술 변질 근원' 기성용[김성수의 헤어드라이어]




-김성수의 헤어드라이어 : 대상의 이름값과 상관없이 뜨겁게 몰아치는 칼럼. 맨유의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의 별명처럼,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로 비판하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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