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LIVE] '대참사' 한국, 말레이에 3-3 무… 조 3위→2위, '죽음의 조'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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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알 와크라/카타르)
VAR이 지배한 힘겨운 승부였다. 진정한 '죽음의 조'는 한국이 속한 E조였다. 1-0으로 앞서던 한국은 1-2로 리드를 내줬다가 가까스로 2득점을 추가했으나 추가시간 막판 실점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은 조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 E조 3차전에 나섰다. 한국은 전반 21분에 터진 정우영의 선제 골로 앞서가다 후반 6분과 후반 17분 연속 실점했다. 후반 38분 이강인의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후반 45+4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이 터졌다. 그러나 후반 45+15분 로멜 모랄레스가 극적인 동점 골을 터트려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지난 20일 치른 요르단과 2차전과 비교해 세 명이 바뀐 스타팅 라인업을 꺼내 보였다. 최전방에는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그대로 자리했고, 2선에는 손흥민, 정우영, 이재성, 이강인이 위치했다. 정웅영은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교체로 출장했는데, 이번에는 기존 미드필더 박용우를 대신해 선발 출장했다.
가장 변화가 큰 곳은 수비 라인이다. 김민재가 김영권과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최근 김민재와 중앙 수비 파트너로 활동했던 정승현은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 이기제와 김진수가 부상으로 빠진 왼쪽 풀백 포지션에는 좌우 멀티가 가능한 설영우가 배치됐고, 우측면엔 김태환이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설영우와 김태환이 좌우에서 뿌려주는 크로스가 조규성, 손흥민, 정우영, 이재성 등에게 고루 향했다. 특히 조규성의 헤더 능력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공중을 장악한 한국은 마침내 헤더로 첫 골을 터트렸다. 전반 20분을 조금 지난 시점에 첫 골이 터졌다. 매우 이른 시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코너킥 찬스에서 완벽한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키커는 이강인이었다.
전반 21분에 나온 정우영의 헤더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말레이시아 골키퍼 아흐마드 하즈미가 골문 밖으로 공을 쳐냈지만, 여러 각도로 봐도 골라인을 넘은 명백한 득점이었다. 주심은 VAR을 확인한 뒤 한국의 골을 선언했다.
한국은 80%를 웃도는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며 말레이시아를 몰아세웠다. 손흥민도 말레이시아의 수비를 뚫어내기 위해 직접 부딪쳤다. 특유의 '치달' 플레이도 여러 번 나왔다. 상대와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득점을 노려봤다. 전반 종료 시점에서 한국은 조 1위였다.
전후반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심기일전한 말레이시아가 역습에 나섰다. 후반 6분, 말레이시아의 할림이 동점 골을 터트렸다. 김민재와 조현우가 끝까지 집중해 막아보려 했으나 결국 실점했다. 앞선 장면에서 말레이시아 공격수 대런 로크가 황인범을 밀쳐 넘어트리는 상황이 있었다. 주심은 VAR을 통해 상황을 전달받고 온 필드 리뷰에 나섰다. 주심은 최종적으로 말레이시아의 골을 선언했다.
곧이어 한국 팬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실점이 나왔다. 후반 17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볼을 처리하려던 설영우가 그만 아이만의 발을 걷어차고 말았다. 주심은 VAR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널티킥을 획득한 아이만이 직접 키커로 나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실점 직후엔 황희찬과 홍현석이 투입됐다. 경고를 한 장씩 갖고 있던 조규성과 황인범이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가올 16강전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왼쪽 엉덩이 근육 부상이 있던 황희찬은 이번 경기 처음으로 명단에 속했고, 예상보다 이른 시각에 피치를 밟게 됐다.
1점 차로 끌려간 한국은 패배 위기에 놓였다. 거듭된 세트피스 찬스에서도 좀처럼 마무리를 하지 못하며 탄식을 자아냈다. 이강인의 발끝이 매서웠지만 끝내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카드를 꺼냈다. 조규성과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홍현석과 황희찬을 투입했다. 이어 후반 20분에는 정우영과 설영우 대신 오현규와 김진수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수와 황희찬이 대회 첫 출전했다. 김진수는 후반 33분 강력한 슛을 때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그를 향해 박수로 격려했다.
후반 37분 프리킥 찬스에서 이강인이 마침내 고대하던 동점 골에 관여했다.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대를 맞고 빨려들어가며 상대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강인이 바레인과 1차전에 이어 해결사이자 영웅으로 떠오른 순간이다.
경기 막판에는 박스 안에서 오현규가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했다. 주심은 또 VAR을 확인했고, 한국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2차전과 마찬가지로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2 역전을 이뤄냈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의 실시간 순위는 다시 조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추가시간은 12분이 주어졌다. 그러나 경기가 계속해서 지연됐고, 후반 45+15분 말레이시아의 모랄레스가 추가 득점에 성공해 3-3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조 1위에서 2위로 다시 추락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졸전에 졸전을 거듭한 클린스만호다.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이 대회 첫경기에 깨졌고(VS 바레인, 3-1 승), 두 번째 경기(VS 요르단, 2-2 무)에서도 2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심지어 3차전에선 무려 3실점을 하며 이번 대회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불안한 수비와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부족한 결정력에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결코 쉬운 상대는 없다. 더이상 16강 토너먼트 라운드 직행도 당연하게 여길 수 없게 된 한국이다.
글=김유미 기자([email protected])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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