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명단보다 먼저 짜야할 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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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을 돌아보면, KIA의 성적 하락은 단순한 선수 구성의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결과는 리그 8위였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변수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모든 원인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경기 흐름을 관리하고 위기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운용상의 한계가 더 크게 남았다. 불펜과 수비는 안정감을 잃었고, 공격에서는 경기를 주도하는 힘이 부족했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이를 잡아줄 장면은 많지 않았다.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부분은 불펜이었다. 경기 후반 불안은 반복됐고, 이는 곧 승부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 5.22, WHIP 1.55, 블론세이브 21회. 주요 지표 대부분이 리그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특정 선수 몇 명의 부진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수치가 말해주는 바가 분명하다. 교체 타이밍은 적절했는지, 컨디션과 휴식 관리는 충분했는지, 계투진의 역할 설정은 명확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게다가 일부 자원에 대한 벤치의 신뢰가 결과적으로 어긋난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불펜 문제는 개인의 기량을 넘어 운용 전반을 돌아볼 여지를 남겼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KIA는 지난해 ‘2년 연속 실책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은 잦은 실수가 마운드 부담을 키웠고, 이는 팀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부 핵심 포지션을 제외하면 잦은 로테이션과 교차 기용 속에 수비 안정감을 찾기 어려웠다. 이는 선수 차원의 문제라기보다, 팀 수비를 어떻게 설계하고 유지했느냐의 영역에 더 가깝다. 포지션별 주전 확립, 체력 안배를 고려한 뎁스 운용, 조직력 강화는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다.
공격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KIA는 도루 시도와 추가 진루 성공률 등 주루 지표 전반에서 리그 하위권에 머물렀다. 상대 내야를 흔들거나 한 베이스를 더 가져가며 경기 양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득점권에서도 상대 배터리를 압박하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한마디로 ‘한 점’을 쥐어짜는 이른바 ‘작은 야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러한 공격 운용은 타선의 결정력 부족과 맞물리며, 승부처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역시 특정 상황이나 단발적인 문제가 아니라 시즌 전반을 관통한 소극적인 공격 운용 기조의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결국 2025시즌 KIA의 결과는 전력 구성보다 경기 운영 방식에서 비롯된 측면이 컸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라인업 구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반복됐고, 경기를 읽고 조율하는 수뇌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됐다. 구단은 2026시즌을 앞두고 ‘보강’보다 ‘재설계’에 무게를 두며 전력의 짜임새를 조율하고 있다. 그 재설계의 핵심은 선수 명단이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의 기준을 세우는 데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불펜·수비·공격을 각각의 결과로만 구분해 보기보다는, 시즌 동안 어떤 선택들이 이어졌고 그 선택들이 어떻게 연결됐는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맥락이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하나의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2일부터 시작될 스프링캠프는 새로운 운용 원칙이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를 가늠하는 출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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