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게 사라진 이정후의 이름… 불운의 부상, 모든 순위표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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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많은 매체들과 미국 스포츠 북메이커들은 내셔널리그 신인상 최유력후보로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의 이름을 거론했다. 모든 매체들이 예외 없이 야마모토를 1순위로 지목했다. 베팅 업계의 배당에서는 별로 매력이 없을 정도로 야마모토의 신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럴 만도 한 게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였다. 대개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는 메이저리그로 건너와 좋은 성적을 거두곤 했다. 그리고 야마모토는 근래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일본 투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 클래스였다.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한 검증을 받았다.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 총액 기준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액 기록은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 야마모토의 뒤를 잇는 선수가 바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였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에 계약하며 화려하게 미국 땅을 밟았다. 2위는 매체마다, 배당마다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상당수가 이정후를 잭슨 츄리오(밀워키)와 더불어 야수 1위, 전체 2위로 뽑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순위가 당연한 듯보였다. 야마모토와 이정후는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로부터 호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는 계약 금액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엄연한 의미에서의 신인은 아니었으나 메이저리그에서는 어쨌든 신인 신분이었다. 오랜 기간 ‘보여준 것’이 있는 이들을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폴 스킨스(피츠버그) 등 올해 데뷔하는 특급 신인들이 있었으나 이들은 언제 데뷔할지 가늠이 어려웠다. 누적 기록에서는 손해가 예상됐다.
하지만 부상이 모든 것을 바꿨다. 이정후와 야마모토는 올해 시즌 초반 나란히 부상으로 빠졌다. 이정후는 어깨 부상으로 아예 시즌 전체를 날렸고, 야마모토도 역시 어깨 부상으로 거의 대다수 일정을 날린 채 이제 막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그 사이 내셔널리그 신인상 구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이 지난 25일(한국시간) 발표한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 랭킹 1위는 폴 스킨스, 2위는 잭슨 메릴(샌디에이고)이었다. 스킨스는 올해 데뷔 후 대박 활약을 이어 가며 내년에는 사이영상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당초 유격수 유망주였으나 팀 사정상 중견수로 뛰고 있는 메릴도 꾸준한 활약으로 왜 자신이 특급 유망주였는지를 과시하고 있다.
이어 잭슨 츄리오(밀워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메이슨 윈(세인트루이스), 타일러 피츠제럴드(샌프란시스코), 마이클 부시(시카고 컵스), 야마모토, 제러드 존스(피츠버그), 토비아스 마이어(밀워키)가 차례로 순위에 올랐다. 야마모토가 겨우 순위에 들어간 가운데 이정후의 이름은 아예 빠졌다.
이정후로서는 어깨 부상이 아쉽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리드오프이자 중견수로 서서히 리그에 적응해나가고 있었던 이정후는 5월 13일 신시내티와 홈구장에서 홈런성 타구를 잡으려다 왼쪽 어깨를 크게 다쳤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고, 재활로 버텨보려 했으나 구단의 뜻에 따라 수술대에 올라 시즌아웃됐다.
이정후는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10, 2홈런, 8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41의 성적만 남기고 시즌을 마쳤다. 설사 올해 성적이 나쁘더라도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 구장 환경 등에 적응할 필요가 있었으나 부상으로 그 기회를 잃었다. 6년 계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아쉬운 잃어버린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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