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이정후도 헤맸었는데… 송성문은 ‘5km의 벽’ 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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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출신 야수가 빅리그 입성 후 처음 맞닥뜨리는 난관은 직구다.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의 압도적인 직구를 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샌디에이고 입단을 확정한 송성문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KBO리그 출신 야수 중 MLB에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긴 건 강정호다. 2015년부터 MLB 4시즌 동안 타율 0.254에 46홈런 OPS 0.796을 기록했다. 피츠버그 입단 2년 차인 2016시즌은 타율 0.255에 21홈런 OPS 0.867로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을 만한 성적을 남겼다.
강정호가 KBO리그 출신 다른 야수들과 달랐던 건 직구 대처 능력이었다. 직구 상대 타율이 2015년 0.408, 2016년 0.366에 달했다. 워낙 잘 때려내니 어느 순간부터는 상대 투수들이 직구 구사를 주저하기까지 했다. 2016시즌 강정호의 직구 상대 비율은 팀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성적은 강정호보다 뛰어났던 박병호가 막상 빅리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결국 직구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MLB에서 1년 동안 박병호는 직구 상대 타율 0.193에 그쳤다.
송성문은 직구를 잘 치는 타자다. 올해 직구 상대 타율 0.358로 리그 전체 3위다. 지난해는 0.369를 기록했다. 올해 KBO에서 직구 평균 구속 153.6㎞로 가장 빠른 공을 던졌던 코디 폰세를 상대로도 14타수 4안타를 쳤다. 안타 4개 중 2개가 홈런이었다.
그럼에도 송성문의 KBO 기록은 아직 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팬그래프는 송성문의 내년 시즌 성적을 타율 0.248에 8홈런 OPS 0.673으로 예측했다. 조정득점창출력(wRC+)은 91로 리그 평균치인 100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평가절하’의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KBO리그와 MLB의 직구 구속 차이다. 올해 KBO리그 직구 평균 구속은 146㎞다. 2015년 141.2㎞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5㎞ 가까이 빨라졌지만, 빅리그와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올해 MLB 직구 평균 구속은 151.4㎞다. 올해 KBO리그 직구 평균 구속 전체 3위인 라이언 와이스(151.7㎞)와 같은 수치다. 사실상 리그 대부분 투수가 와이스와 동급 이상의 직구를 던진다는 이야기다.

직구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타격 전반이 꼬인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슬럼프를 겪던 시기에도 직구 대처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6월 “(빠른 공을 제대로 때리지 못하기 때문에) 투수가 가운데 몰린 실투를 던져도 이정후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구 구속을 따라잡기 위해 히팅 타이밍을 앞당기면 변화구에 약점이 노출된다. 제대로 된 스윙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인 타자들이 빅리그 직구에 고전하는 데 대한 설명은 대체로 비슷하다. 커리어 내내 아주 강한 직구를 자주 접하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타이밍을 맞추고 타구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로 큰 레그킥을 사용한다는 게 꼽힌다. 송성문 역시 레그킥을 쓰는 타자다.
직구라는 난제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건 결국 ‘적응’과 ‘교정’이다. 몸으로 느끼면서 빅리그 투수들의 직구에 익숙해져야 하고, 타격 폼 수정 등을 통해 맞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송성문이 얼마나 빠르게 그 과정을 풀어내느냐에 따라 내년 시즌 성적이 갈릴 수 있다. KBO와 MLB 사이 놓인 5㎞의 벽, 그걸 넘는 게 송성문에게 주어진 첫 과제다.
심진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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