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는 왜 2군 ERA 12.03 투수에 기대를 거나… 그 보이지 않는 무엇, 점차 세상에 나온다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3 조회
- 목록
본문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의 가장 큰 목표로 어린 선수들의 체력 및 기량 성장을 뽑는다. 이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야수들은 기본기 및 수비, 그리고 투수들은 구위가 좋은 선수들을 집중 조련해 내년 불펜 선수층을 확보하겠다는 속셈이다.
이번 마무리캠프 명단을 보면 그 의중을 어느 정도는 눈치 챌 수 있다. 1·2군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시속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구위파 원석들이 대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이 그중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올해 신인 우완인 김정엽(19)이다. 올해 1군에 올라와 한 차례 실험을 거친 김정엽은 구위가 예사롭지 않다는 호평을 받았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김정엽은 올해 KIA 퓨처스팀에서 최고 시속 150㎞를 넘긴 몇 안 되는 투수 중 하나다. 홍원빈 양수호 김세일 김태형 김정엽 정도가 이 클럽에 있는 선수들인데 이중 홍원빈은 은퇴를 선언했다. 김세일은 급성 맹장염 증세로 캠프 첫 턴에 귀국했다. 김태형은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어 있다. 김정엽으로서는 자신이 1군 불펜에서 충분히 공헌할 수 있음을 코칭스태프에 보여줄 절호의 기회다.
사실 올해 2군 성적이 그렇게 좋았다고 볼 수는 없다. 퓨처스리그 시즌 33경기에서 30⅔이닝을 던지며 2승3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12.03에 그쳤다. 30⅔이닝 동안 무려 44개의 4사구를 내줬다. 그러나 아직 고졸 신인 투수였다. 오히려 구위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시즌 중반에는 구단이 추진한 ‘트레드 애슬레틱’ 단기 유학 멤버에 합류해 기대치를 입증했다.

올해 8월 1군에서도 두 경기에 나선 김정엽은 올해 발견한 문제점을 차분하게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 김정엽은 팔 높이가 높고 익스텐션도 긴 축에 속하는 선수다. 그러나 미국 단기 연수를 다녀오며 이 팔 높이를 수정하고 있다. 김정엽은 “공을 조금 더 수월하게 던지는 방법을 많이 배워왔는데 그게 갔다 와서는 조금 좋은 효과를 보였다. 팔이 계속 위로 올라가다 보니까 이것을 조금 내리면 더 수월하게 던지며 제구도 조금씩 잘 될 것이라고 하더라. 거기서부터 조금 맞는 것 같아서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고 설명했다.
스스로도 그렇게 던져보니 자신의 방향성과 맞는 것 같다고 느꼈고, 그래서 더 열중하고 있다. 가야 할 방향이 명확하게 잡혔으니 걸음도 가볍다. 아픈 곳도 없어 모든 훈련을 다 소화할 수 있는 여건이기도 하다. 김정엽은 “옛날 습관들이 자꾸 나오면서 섞였다. 그래서 시즌 마지막에 조금 안 좋았다”고 돌아보면서 “형들한테 많이 물어서 배우고 있다. 미국에서 좋아서 계속 꾸준히 하려고 한다”고 이번 마무리캠프의 주안점을 이야기했다.
이의리나 전상현급의 수직무브먼트는 아니라고 해도, 그에 버금가는 패스트볼의 수직무브먼트를 가진 선수다. 이 구위를 계속 이어 가고 또 발전시키면서 제구까지 잡는 게 숙제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마무리캠프의 출발은 좋다. 김정엽은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진행되는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제구적인 부분에서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지금 마무리캠프에 온 형들의 경험이 많기에 많은 것을 배워서 내년에는 조금 더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비록 올해 시련도 있었지만 배운 것도 많았고, 자신감도 있다. 1군도 한 차례 경험하며 자신이 무엇을 고쳐야할지, 그리고 1군의 벽이 어떤 것인지도 느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저돌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김정엽은 “구위는 이번 캠프에 온 투수 중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신감이든, 자기 주문이든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어조였다.
김정엽은 “1군에 자리를 잡고 있는 선배님들은 멘탈과 제구 모두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불펜부터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몸에 힘은 남아 있다. 구속은 훨씬 많이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복 훈련밖에 없다. 가장 잘 된 자세로 오래 해야 한다. 잘 보여서 1군 캠프에 한 번 따라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범호 감독은 어쩌면 2군 기록보다는 숫자에서 잘 보이지 않는 이런 성장세와 자신감에 주목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